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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볼스테드 다음 선발등판, 두산 전력의 변곡점

류동혁 기자

입력 2014-04-24 12:04

두산 볼스테드 다음 선발등판, 두산 전력의 변곡점
2014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2회초 1사 만루 정훈의 내땅때 두산 포수 양의지가 3루주자 문규현을 포스아웃 시도했으나 베이스 터치를 하지 않아 세이프 되었다. 이때 1루주자 정훈을 잡으면 더블아웃으로 생각한 두산 선발 볼스테드가 1루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4.18/

두산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는 선발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노경은. 그리고 지난 시즌 신데렐라로 떠오른 유희관. 두산 선발진을 구성하는 핵심. 이들은 견고한 경기력을 지녔다. 부상 등 돌발변수가 없는 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5선발은 이재우 홍상삼 등이 메워줄 수 있다. 휴식일이 끼어있기 때문에 확실한 5선발이 없어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

문제는 볼스테드였다. 그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두산 전력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해 볼스테드는 두산의 투수진 뿐만 아니라 전력 자체의 핵심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갈 경우 타선과 수비, 그리고 조직력이 좋은 두산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그가 부진할 경우 나머지 3명의 선발 부담은 매우 커진다. 당연히 경기 기복이 심해진다. 불안정한 경기를 반복하다 보면 중간계투진과 타선 등 팀 전체적으로 상승세의 동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상위험도 올라간다. 두산 전력의 변곡점의 꼭대기에 볼스테드가 있는 셈이다.

그는 스프링 캠프 초반 그렇게 좋지 않았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2m7의 장신에 비해 볼끝 자체가 밋밋하다'는 평가. 그런데 릴리스 포인트를 높혔다.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뚜껑을 열었다. 4경기에 선발등판, 1승1패 평균 자책점 5.06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실망스럽다.

그런데 볼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일단 안정감이 있었다. 장신에서 내리꽂는 145㎞ 안팎의 패스트볼. 슬라이더와 커브 역시 각 자체가 매우 크면서 예리하다.

시즌 초반 볼스테드를 괴롭히는 것은 '돌발상황'이다. 2경기 연속 불운. 투수는 마운드에서 매우 민감하다. 일정한 투구폼을 시즌 전 수만번 연습한다. 투구 전 글러브 놓는 위치, 팔 각도가 자신의 루틴과 불과 1cm만 달라도 공 자체의 위력과 제구력이 완전히 달라진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상태다. 때문에 사령탑들은 일부러 상대 투수의 심리를 흔들어놓기 위해 투구폼에 대해 어필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볼스테드는 지난 2경기, 확실히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볼스테드의 평균자책점이 5점대인 가장 큰 이유. 18일 롯데전 때문이다. 3이닝동안 무려 9실점을 했다.

2회 두산 수비의 실수로 더블 플레이 찬스를 놓쳤고, 전광판의 아웃카운트가 잘못 표기됐다. 결국 손아섭의 투수 앞 땅볼은 완벽한 병살타 상황. 하지만 볼스테드는 2아웃으로 인식, 결국 1루에만 공을 뿌리고,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결국 심판진과 기록원의 실수로 다시 마운드에 나선 볼스테드는 최준석과 히메네스에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기량의 문제가 아니라 혼란한 상황 속의 심리적인 문제였다. 단순한 해프닝이라 보기엔 너무나 가혹했다.

23일 한화와의 3회도 그랬다. 이용구의 사구가 애매했다. 두 차례의 판정번복 끝에 사구로 인정됐다. 곧이어 나온 고동진의 타구는 빗맞았지만, 3루 베이스를 맞고 2루타. 두 상황 모두 볼스테드에게는 불운한 장면이었다. 결국 5이닝 4실점.

두 차례의 불운 속에서 볼스테드의 기록은 매우 나빠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투구는 위력적이다.

문제는 그의 심리상태다. 한 시즌을 치르면 심리적 사이클이 생긴다. 잘될 때와 부진할 때, 자신감 차이는 역력하다. 특히 투수들은 민감하다. 볼스테드는 두 차례의 해프닝 이후 미세하게 흔들렸다.

두 차례의 불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볼스테드의 다음 등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시즌 전체의 경기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볼스테드의 다음 선발등판이 매우 중요하다.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의 전력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정대로라면 볼스테드의 다음 선발등판은 29일 잠실 넥센전이다. 좋지 않은 흐름을 끊을 수 있을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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