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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km 한승혁, 입단 4년만에 꽃 피우다

노재형 기자

입력 2014-04-20 17:10

수정 2014-04-21 06:33

153km 한승혁, 입단 4년만에 꽃 피우다
KIA 한승혁이 5회 2사 만루에서 SK 박재상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한승혁.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20

KIA 타이거즈 오른손 투수 한승혁(21)은 지난 2011년 계약금 1억8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그의 아버지는 배구 국가대표 출신인 전 대한항공 감독 한장석씨다. 한승혁은 스타 출신의 아버지를 둔데다 덕수고 시절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지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아 KIA에 입단할 당시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입단하자마자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치료와 훈련에 매달리느라 프로 데뷔는 2012년에야 이뤄졌다. 지난해까지 두 시즌 동안 28경기에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85에 그쳤다.

올해 프로 4년차. 스프링캠프에서 필승 계투조로 각광받던 한승혁은 선발 김진우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보직 변경에 따라 롱릴리프로 시즌을 맞았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4⅓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러던 중 지난 15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 올시즌 첫 선발등판 기회를 가졌다. 비록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5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으로 호투, 선동열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았다. 한승혁이 20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올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6⅔이닝 동안 4안타 3볼넷을 내주고 1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4대1로 이겨 데뷔 첫 승을 감격을 안았다. 한승혁은 투구수 117개를 기록하고 2-1로 앞선 7회말 2사후 김태영으로 교체됐다. 앞서 6회까지 106개의 공을 던졌는데도 선 감독은 7회에 그를 믿고 내보냈다. 구위가 괜찮았다는 판단이었다. 삼진은 4개를 잡아냈고, 직구 구속은 최고 153㎞를 찍었다. 데뷔 이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이닝 및 최다 투구수 기록. 제구력은 기복이 있었으나,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직구를 앞세워 SK 타선을 요리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한승혁은 2회 스캇과 이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그러나 3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4회에도 무사 1루서 스캇을 병살타로 잡는 등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흐름을 이어갔다. 한승혁은 5회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나오면서 볼넷을 2개 허용하는 등 2사 만루의 위기까지 몰렸지만, 박재상을 151㎞짜리 낮게 제구된 직구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6회 최 정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스캇과 박정권을 평범한 플라이로 처리한 뒤 한창 타격감이 오른 이재원을 볼카운트 1B2S에서 파울 접전 끝에 8구째 134㎞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한승혁은 7회 나주환과 조인성을 강한 직구로 각각 플라이로 막아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선발진이 허약해진 KIA로서는 한승혁의 호투가 반갑기만 하다. 앞으로 5선발 자격이 아닌 로테이션의 주축 멤버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승혁은 경기후 "데뷔 첫 승까지 참 오래 걸렸다. 열심히 던진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경기를 앞두고 부담이 됐는데, '밑져야 본전'이라는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1이닝씩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공이 갈수록 좋아졌던 것 같다. 주로 직구로 승부했다. 6회 이후 감독님께서 더 던질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는데, 자신있어 등판했다"고 밝혔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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