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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변신의귀재 노경은 대표팀서도 활용폭 넓다

노재형 기자

입력 2013-03-05 10:33

수정 2013-03-05 10:33

변신의귀재 노경은 대표팀서도 활용폭 넓다
WBC 대표팀의 주축 불펜투수인 노경은은 소속팀 두산으로 돌아가면 선발 준비를 해야 한다. 4일 호주전서 불펜투구 도중 파울 타구를 피하고 있는 노경은(오른쪽).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마치고 6일 귀국하는 두산은 아직 외국인 선수 1명을 결정짓지 못했다. 일본 라쿠텐에서 2년을 뛴 히메네스를 야심차게 재영입했지만, 팔부상을 입어 계약이 미뤄졌다. 그를 대신할 후보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넬슨을 테스트했지만 함량 미달이었다. 지난해 선발로 변신해 10승을 올린 이용찬도 팔꿈치 부상을 입어 시즌초 출전이 힘들게 됐다. 선발 요원 2명이 빠져 나간 것이다. 이 때문에 두산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중인 노경은의 활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노경은은 두산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선발 요원이다. 그러나 노경은은 WBC 대표팀에서 중간계투를 맡고 있다. 지난 2일 네덜란드전에서는 선발 윤석민에 이어 5회 1사 1루서 등판해 1이닝 동안 2안타, 2볼넷을 내주고 1실점하는 부진을 보였지만, 4일 호주전에서는 4-0으로 앞선 6회 1사후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날 노경은은 호주 타자들을 상대로 결정구로 130㎞대 중반의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던지며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지난해 즐겨쓰던 레퍼토리가 국제대회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과시한 셈이다.

하지만 노경은은 대회가 끝나 소속팀 두산으로 돌아가면 선발로 던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니퍼트, 김선우에 이어 3선발 정도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규시즌 개막까지 선발투수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 지난 2월11일 대표팀 소집 이전 미야자키에서 선발 훈련을 했던 노경은은 대만으로 건너온 이후 중간계투 보직을 부여받고 연투 능력을 키우는데 비중을 뒀다. 단기간에 선발→중간→선발로 보직이 바뀌게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대표팀 투수들은 WBC에서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던질 일은 없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합숙훈련 기간 동안 5명의 선발투수를 준비시키면서 그중 2명은 중간계투 역할도 맡아야 한다고 했었다. 선발과 불펜 보직을 뚜렷하게 구분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노경은은 애초부터 불펜 요원으로 낙점받아 연습경기에서도 1~2이닝을 던지며 투구 감각을 조절했다.

노경은의 장점은 보직에 상관없이 금세 자기 공을 던질 줄 안다는 점이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노경은은 6월초 갑작스럽게 선발로 변신하고도 적응 기간 없이 곧바로 호투를 이어갔다. 변신의 귀재라고 할만큼 선발과 불펜, 가리지 않고 경기운영능력을 발휘하는 몇 안되는 투수중 한 명이다. 이번 WBC에서도 노경은은 별다른 적응 훈련없이 곧바로 핵심 불펜투수가 됐다.

향후 노경은이 또 대표팀에 뽑힐지는 모를 일이나, 보직과 상관없이 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국제적으로도 활용폭이 넓다고 봐야 한다. 이번 WBC를 통해 대표팀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노경은도 분명 신진세력중 한 명이다.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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