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때와 다른 대만
한국은 지난 두 차례 WBC에서 대만과 두 번 맞붙어 모두 승리했다. 2006년 1라운드 예선에서는 2대0으로 이겼고, 2009년에도 1라운드에서 9대0으로 완파했다. 베스트 멤버로 만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예선 6대1 승, 결승 9대3 승으로 편하게 눌렀다. 그러나 지금의 대만은 그때와 다르다. 대만 전력은 2일 호주와의 개막전에서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선발 왕첸밍에 이어 등판한 궈홍치와 천홍원은 각각 1이닝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불펜의 높이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왕첸밍이 한국전에 등판할 수 없는 가운데 선발이 누가 될 지는 모르지만,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초반부터 힘을 낼 가능성이 높다. 타자들 중에서는 호주전서 홈런을 날린 펑정민을 비롯해 린즈셩과 린저슈엔의 타격감이 최고조에 오른 상태다. 대만의 씨에창헝 감독은 특히 "투수들이 균형감 있게 잘 던져줬고, 앞으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상태다. 한국을 의식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수비에서도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대만이 홈팀이고 급상승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해답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타선을 추슬러야 한다. 네덜란드전에서 9이닝 동안 4개의 안타를 친 공격력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현재 타선 부진의 원인 피로 누적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경기전 갖는 타격 훈련에서도 대표팀 타자들의 방망이는 썩 활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타격감이라는게 하루만에 오를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희망을 품어 볼 수는 있다. 류 감독은 네덜란드전 패배후 "선수들의 타격감이 아직까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충분히 대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만 투수들에 대한 분석이 끝난 가운데, 대표팀 전력분석팀은 "호주전에서 나타났지만 대만 투수들 역시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와 제구력에 의존한 피칭을 보여주기 때문에 끈질기게 공을 보고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성급한 승부는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