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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교체 소동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김용 기자

입력 2013-02-03 09:20

수정 2013-02-03 09:20

WBC 대표팀 교체 소동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15일 오후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한민국 대표팀의 출정식 및 유니폼 발표회가 열렸다. 출정식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1.15.

벌써 7번째 교체다. 이정도면 대표팀 선수 명단을 다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소집도 되기 전부터 '부상 악령'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류중일 감독은 한숨만 내쉰다. 어수선한 대표팀. 과연 제대로 대회를 치를 수 있을까.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눈에 보이는 전력 약화…2라운드 통과도 장담 못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투수 이용찬(두산)을 대신해 송승준을 새롭게 엔트리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봉중근(LG)이 장원준(경찰청)으로 교체된 것을 시작으로,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홍상삼(두산)이 차우찬(삼성)서재응(KIA) 이용찬으로 교체됐다. 또, 윤희상(SK)이 김진우(KIA)를 대체하게 됐고 추신수(신시내티)의 손아섭(롯데) 교체는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교체멤버였던 이용찬이 다시 바뀌는 사고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일단 선수들의 이름값만 놓고 보자. 빠져나간 선수들은 메이저리거들을 비롯해 국제경험이 많은 에이스급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은 국가대표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다. 전력이 뚜렷하게 약화됐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대표팀 명단을 처음 작성할 때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을 선정한다. 새로 합류하게 된 선수들이 처음 뽑히지 못했다는 것은 실력, 경험 면에서 코칭스태프와 평가위원들의 눈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수단 사기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팀에 합류한 모든 선수가 잔부상을 안고 있고, 개인적으로 시즌 준비를 해야 할 때다. 하지만 동료들이 부상을 이유로 자꾸 빠져나간다면 애국심은 점점 허탈함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1회 4강, 2회 준우승을 차지한 대표팀에 국민들이 바라는건 우승 뿐이다. 그런데 우승은 커녕, 예선 2라운드 통과 조차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걱정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팀은 3월 초, 대만 타이중에서 홈팀 대만, 네덜란드, 호주와 예선 1라운드를 치른다. 1라운드 무대를 통과하면 일본 도쿄에서 일본, 쿠바와 만날 확률이 매우 높다.

▶세대교체 신호탄…차라리 잘됐다

어차피 대회는 치러야 한다. 차라리 일찌감치 선수 교체를 마치며 팀 정비를 할 수 있는게 더 낫다는 시각도 있다.

교체 멤버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정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송승준의 경우 소속팀 롯데 김시진 감독이 대표팀 합류에 난색을 표명했으나, 본인의 합류의지가 워낙 강해 김 감독도 꺾을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부상을 안고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선수들을 억지로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것보다는 의욕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도 이름값에서 조금 밀릴 뿐이지 실력차는 크지 않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또, 한국 선수들은 국제대회만 나가면 똘돌 뭉치고 실력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는 사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언제까지 대표팀이 봉중근, 김광현, 류현진 만을 찾을 수는 없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큰 역할을 해줬던 선수들이지만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의 발급도 시급한게 사실이다. 경험할 기회를 주지않고 "저 선수는 경험이 부족해 뽑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언젠가는 대표팀이 맞아야 할 숙제였다. 차라리 이번 WBC가 새로운 스타 탄생의 등용문이 되기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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