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홀수 구단 체제 경기일정, 과거에는 문제 없었나

입력 2012-12-05 07:46

홀수 구단 체제 경기일정, 과거에는 문제 없었나


경기 일정이 이렇게 논란이 된 적이 있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30일 2013시즌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내년부터 NC의 가세로 9구단 체제로 시즌을 맞이하게 된 프로야구는 연전 중 한 팀의 휴식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이 휴식이 문제다. 쉬는 경기는 같지만, 연전을 쉰 팀과 맞대결 수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불합리한 일정 문제가 제기되며 일정 변경의 가능성도 생겼다. 

롯데의 경우 무려 12차례나 연전을 쉰 팀과 맞붙는다. 한화가 8차례, NC·두산이 7차례로 뒤를 잇고 있다. 반면 삼성은 연전을 쉬고 온 팀과 붙는 게 1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LG와 넥센도 4차례로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적다. SK와 KIA는 5차례.. 선발투수의 비중이 큰 프로야구 특성상 삼성과 롯데의 일정상 유불리가 어느 때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거 홀수 구단 체제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은 없었을까. 1982~1985년 4년간 6구단 짝수 체제로 운영된 프로야구는 1986년 빙그레의 합류로 7구단 홀수 체제가 됐다. 1986년 홀수 구단 체제의 프로야구는 2연전 위주로 진행됐다. 7개팀이 번갈아며 이틀씩 휴식을 취했고 월요일 휴식을 끼면 3일을 쉬었다. 그때도 문제는 연전을 쉬고 들어오는 팀과 대결에서 비롯됐다. 

연전으로 이어진 9월초까지 일정을 기준으로 잡을 때 그해 MBC는 무려 17차례나 연전에서 휴식을 취한 팀과 맞붙었다. 해태도 13차례로 뒤를 이었다. 대조적으로 롯데는 고작 1차례밖에 되지 않았고, 빙그레도 3차례에 불과했다. 첫 홀수 구단 체제에서 일정을 공평하게 짜지 못한 것이다. MBC는 17차례 연전 휴식팀과 시리즈에서 19승14패1무로 매우 뛰어난 성적을 냈지만 시즌 최종 성적은 전기 4위, 후기 3위에 만족했다. 

하지만 가장 마지막 홀수 구단 체제였던 1990년에는 1986년처럼 불합리한 일정이 짜여지지 않았다. 1990년에는 6월 중순까지 2연전 그 이후에는 3연전 위주로 일정이 잡혔다. 연전 일정이 짜여진 9월 중순까지 7개팀이 돌아가며 연전에서 휴식을 취한 팀과 붙었다. 가장 많은 팀이 삼성으로 9차례였고, 가장 적은 팀이 해태·OB·태평양의 6차례. 나머지 롯데·LG 8회, 빙그레 7회 등 7개팀 모두 6회 이상, 10회 미만으로 연전을 쉬고 들어오는 팀과 대결했다. 전체적으로 공평하게 일정이 잘 짜여졌다. 

전년도인 1989년에도 마찬가지. 1990년처럼 6월 중순까지 2연전 그 이후로 9월 중순까지 3연전으로 일정이 잡혔다. 연전을 쉬고 온 팀과 가장 많이 대결한 팀은 삼성·OB·태평양으로 9회였고, 가장 적게 붙은 팀은 롯데·빙그레로 5회였다. 나머지 해태와 MBC는 7차례로 중간선상. 7개팀 모두 5회 이상, 10회 미만으로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차이를 보인 게 전부다. 

내년 시즌 프로야구는 무려 23년 만에 다시 홀수 구단 체제를 맞이한다. 완벽한 일정은 없어도 최선의 일정은 있다. 마지막 홀수 구단 체제였던 1990년처럼 모두가 수긍할 만한 일정으로 변경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