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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빛난 '돌부처' 오승환의 변칙 대응

김용 기자

입력 2011-11-30 11:26

위기에서 빛난 '돌부처' 오승환의 변칙 대응
한국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마침내 아시아 챔피언이 됐다.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2011 아시아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결승전이 열렸다. 8회 오승환이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 타이중(대만)=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돌부처' 삼성 오승환은 주구장창 직구만 던진다?



그건 아니다. 표정하나 변하지 않으며 '칠테면 쳐봐라'라는 식으로 한가운데에 직구를 꽂아넣는 오승환. 하지만 제 아무리 오승환이더라도 승부에 세계에서는 냉정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마무리 투수로서 자신의 직구가 맞아나간다는 것은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오승환은 자존심을 버리고 변화를 줬다. 결국 그 변화로 자신도, 팀도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오승환은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서 세이브를 올리며 삼성의 한국팀 첫 아시아 정상 등극에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5-1로 앞서던 8회 무사 1,2루 위기 상황서 등판한 오승환은 안타 2개를 허용하며 3-5까지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우치카와와 하세가와가 오승환의 '돌직구'를 보란 듯이 안타로 연결시켰다.

오승환은 경기 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마무리 투수는 상대 타선과의 기싸움에서 지면 안된다. 그래서 웬만하면 내 공을 믿고 직구위주의 승부를 펼친다. 상대가 소프트뱅크라는 것, 그리고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이라는 것과 상관 없이 8회에는 내 공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서로 잘 모르는 상대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생각도 정공법을 택한 이유였다.

문제는 직구가 맞아나갔다는 것. 오승환은 "몸상태나 공을 던지는 느낌은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직구를 계속 커트당했다. 그래서 어려운 승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9회에는 변화를 줬다. 평소 많이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의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오승환은 "감독님께서 9회 등판 전에 '아무래도 변화구를 조금 더 많이 섞어야겠다'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며 슬라이더 비율을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직구를 기다리던 이마미야와 호소카와는 맥없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특히 호소카와는 오승환의 슬라이더가 한복판으로 통과하자 크게 아쉬움을 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돌부처' 이미지의 오승환이라면 그대로 직구승부를 고집할 수 있었지만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적극적을 변화를 준 것이 상대를 당황하게 만든 것이다.

타이중(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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