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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대만의 야구장, 우리도 바꿔야 한다

김용 기자

입력 2011-11-2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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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대만의 야구장, 우리도 바꿔야 한다
◇타이중 국제구장 전경.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삼성이 아시아시리즈에서 퉁이에 6대3으로 승리, 결승에 진출하며 아직은 대만야구가 한국야구를 따라오려면 멀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 얘기는 오직 야구 실력에만 국한되는 것이다. 대만야구가 한국야구를 앞서는 부분이 하나 있다. 정말 따라가려면 멀었다. 바로 야구장이다.



이번 아시아시리즈를 취재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대만의 야구장 시설이었다. 이번 아시아시리즈는 타이중에 위치한 시농 불스의 홈구장인 타이중 국제구장, 그리고 타오위앤에 위치한 라미고 몽키스의 홈구장인 타오위앤 국제구장에서 열렸다. 두 경기장 모두 아담하면서도 깨끗하고,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광주, 대구, 대전구장 등을 떠올리면 정말 부러울 정도였다.

타이중 국제구장은 지난 2006년 완공된 경기장으로 처음에는 1만5000석 규모로 지어졌으나 외야에 약 5000석 가량의 좌석을 증축했다. 지난해 완공된 타오위앤 구장도 1만2000석 규모다. 눈에 띄는 것은 두 구장 모두 멋진 외관 뿐 아니라 내실을 잘 갖췄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최상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천연잔디가 잘 깔려있는 것은 기본. 삼성 선수단이 사용하는 라커룸을 살짝 들여다보니 메이저리그의 클럽하우스를 방불케하는 넓이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최악의 시설이라고 평가받는 대구구장을 사용하는 삼성 선수들의 느낌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관중 친화적인 면도 돋보인다. 타오위앤 구장의 경우 육안으로는 1만2000명 보다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였다. 하지만 1만2000석에 그친 것은 관중들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넓은 의자를 설치하고 좌석 사이에 관격을 떨어뜨려놨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구장 모두 좌석의 내리막 각도가 경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설계돼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인천문학구장 정도가 이 두 경기장을 따라올 수 있는 정도였다.

대만은 프로팀이 고작 4개 뿐인 작은 리그를 운영중이다. 따라서 경기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선수들과 관중들의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대만프로야구기구(CPBL)의 노력은 분명 돋보인다. 한국 야구팬들은 최첨단의 메이저리그식 구장을 원하는게 아니다. 이렇게 아담하면서도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기본이 갖춰진 경기장을 원하는 것이다. 이 점은 우리가 대만에 확실히 한 수 배워야하는 부분이다.

타이중(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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