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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에서 잘한 용병 일본에 뺏겼던 이유.

권인하 기자

입력 2011-08-25 14:57

수정 2011-08-25 15:18

그동안 한국에서 잘한 용병 일본에 뺏겼던 이유.
지난해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캘빈 히메네스는 올시즌 일본 라쿠텐으로 옮겼다. 스포츠조선DB

일본과 한국의 외국인 선수에 대한 대우는 어떻게 다를까.



집을 내주는 등 생활적인 측면에서는 한국이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한국 구단이 더 가족처럼 대해줘 선수들이 감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용병이다. 당연히 돈을 따라가게 돼 있다. 일본에서 외국인선수에게 제시하는 금액이 한국보다 많아 일본에 더 많이 간다고들 알려져 있다. 맞으면서도 틀린 사실이다.

물론 일본 프로구단의 연봉이 한국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력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일본은 처음 동양야구를 접하는 선수에게는 큰 몸값을 제시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경력이 훨씬 화려한 외국인 선수가 그보다 떨어지는 선수보다 더 못해서 퇴출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성공과 실패를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돈을 쓰지 않는다.

최근의 추세를 보면 일본에 오는 외국인 선수들의 첫해 몸값은 보통 40만∼50만달러 선이다. 그리고 그해 성적을 내면서 실력을 인정받으면 몸값이 뛴다. 처음에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구단에서 뛰더라도 곧 돈 많은 구단에 거액을 받고 옮길 수 있다.

예전 KIA에서 야쿠르트로 건너간 그레이싱어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2006년 KIA에서 14승12패 방어율 3.02를 기록하며 에이스로 활약한 그레이싱어는 2007년 일본 야쿠르트에 연봉 40만달러와 플러스 옵션을 받고 건너갔다. 그해 16승8패 방어율 2.84로 센트럴리그 다승왕에 오르자 요미우리, 한신 등이 영입전을 펼쳤고, 결국 2년간 약 5억엔에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다. 몸값이 1년만에 5배 이상 뛴 것.

임창용 역시 그렇다. 지난 2008년 삼성 때보다도 적은 일본 용병 최저 수준인 30만달러를 받고 야쿠르트로 옮긴 임창용은 3년간 7승11패 96세이브, 방어율 2.14를 기록하며 일본에서 최고 수준의 마무리로 인정받았고, 지난해 연말 야쿠르트와 3년간 약 14억2000만엔(약 160억원)의 거액 계약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잘하더라도 몸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 한국 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은 30만달러이고, 연봉 인상률은 35%로 정해져있다. 30만 달러를 받고 잘해도 다음해엔 최대 40만5000달러만 받을 수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규정보다 더 많은 돈을 쓴다. 그렇다고 해도 구단마다 외국인선수에 쓸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어 첫해에 많은 액수를 들여 데리고 와서 기대했던 성적을 올렸더라도 다음해에 연봉이 몇배나 뛰지 않는다.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보류권을 가지고 있어 국내 타 구단으로는 갈 수 없는 것도 몸값이 크게 뛰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보니 국내 구단의 러브콜에도 일본을 선택하는 용병이 많다. 지난해 두산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캘빈 히메네스는 올시즌 두산 잔류대신 일본 라쿠텐행을 택했다. 일본 언론의 보도엔 연봉이 4000만엔 정도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2년간 200만달러 선에서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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