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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이 8월 "5할만" 외치는 이유는?

김용 기자

입력 2011-08-24 11:52

양승호 감독이 8월 "5할만" 외치는 이유는?


롯데가 '홀수달에만 강하다'라는 징크스를 깨고 8월에도 순항하며 4강 싸움에서 한발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23일 경기까지 롯데의 8월 성적은 11승5패로 8개 구단 중 1위. 패한 경기보다 승리한 경기가 6경기 많아 '+6'을 이어가며 SK, KIA를 제치고 2, 3위 자리까지 노릴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여기서 조금 더 박차를 가해 플레이오프 직행 자리에 오르고 싶은 욕심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절대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8월에는 5할만 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SK와 1.5경기, KIA와 2경기 차로 사정권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자세를 낮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 감독 역시 "SK와 KIA가 사정권 안에 들어와있다. 나도 8월 남은 경기에 총력전을 펼쳐볼까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니다"라고 인정한다. 중요한 것은 팬들이나 주변에서는 상위팀 쪽만 바라보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것. 정작 팀을 이끄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아래에서 추격전을 펼치고 있는 LG의 상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양 감독은 "LG가 한 번 연승 분위기를 타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야구판이 아니겠나"라며 "우리는 현재 위, 아래로 협공을 당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입장이다. 이런 때일 수록 흔들리지 않고 시즌 운영을 잘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경기 전 "8월에는 5할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자"고 다독인다. 최고의 인기구단인 롯데에서 뛰는 선수들인 만큼 부담없이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감독의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야지만 선수들이 갖고 있는 실력을 그라운드 위에서 모두 쏟아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얼마 전 발표된 9월 잔여경기 일정도 양 감독의 편을 들어줬다. 양 감독은 "올해 LG와 SK에 유독 약하지만 두 팀과의 경기가 별로 없어 9월 치고 나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무리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다 9월에 기회가 오면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미였다.

롯데는 23일 현재 8월에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1경기만 승리하면 5할 목표는 달성되는 상황. 물론 양 감독의 마음은 최대한 승수를 쌓아 치고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지금 자신이 조급한 모습을 보이면 롯데의 앞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부임 후, 시즌 초반 보여줬던 '초보감독'의 느낌을 확실히 떼버린 느낌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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