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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설문 선수들, "천연잔디서 뛰고 싶다"

권인하 기자

입력 2011-08-07 14:55

긴급설문 선수들, "천연잔디서 뛰고 싶다"
롯데 조성환이 부산 사직구장에서 경기 중 날아오는 타구를 몸을 날려 잡고 있다. 선수들은 인조잔디구장에서는 부상 위험 때문에 이러한 플레이를 하기 힘들다고 한다. 스포츠조선DB

"우리는 천연잔디서 뛰고싶다."



천연잔디구장에 대한 열망이 야구인 전체의 뜻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포츠조선은 지난 3일 '선수잡는 인조잔디 야구장 천연잔디로 바꾸자'라는 긴급제언을 했었다. 그러자 야구인들이 모두 공감의 뜻을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제19대 총재로 추천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역시 지난 4일 모교인 경남고와 서울고가 맞붙은 제6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를 목동구장에서 관전하면서 "야구장의 펜스나 인조잔디 등 문제가 많다"며 인프라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선수와 감독들도 역시 인조잔디보다는 천연잔디에서 뛰고싶어했다. 스포츠조선이 8개구단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총 21명에게 긴급 설문을 한 결과 대답자 전원이 인조잔디보다는 천연잔디를 선호했다.

인조잔디는 관리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시에서는 돈이 적게드는 것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또 천연잔디보다 불규칙바운드가 적다는 점과 타자들에겐 인조잔디가 타구가 빨라 안타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러나 이런 작은 잇점이 천연잔디를 밀어낼 수 없었다.

천연잔디의 필요성을 말한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의 이유는 각양각색.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인조잔디가 부상의 위험이 높아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없고 선수의 몸에 많은 무리를 불러와 선수생명을 단축 시킨다는 점이었다.

SK 이철성 코치는 "인조잔디는 충격이 허리와 무릎에 그대로 전해진다. 우리 같은 코치들은 선수가 수비할 때가 제일 걱정인데 특히 유격수와 외야수 경우 몸을 날리거나 슬라이딩하며 공을 잡을 때 부상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했다. 삼성 김상수는 "아직 젊어서 그런지 천연잔디와 인조잔디의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하는데 인조구장에서 수비하다보면 확실히 더 피로한 것 같다"고 했다.

천연잔디를 홈구장으로 쓰는 선수들은 인조잔디에서 경기하는 것을 더욱 싫어했다. SK 박진만은 "인조잔디에서 1경기 하는 피로도가 천연잔디에서 3경기 하는 피로도와 맞먹는다.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오는 것이 바로 느껴진다"고 했다. 롯데 박종윤은 "수비할 때 팬들에게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은데 인조잔디는 부상 위험 때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조잔디와 천연잔디 모두 마운드엔 흙이 있기 때문에 투수에겐 상관없을 것 같지만 투수 역시 천연잔디를 원했다. 롯데 송승준은 "번트 수비를 할 때 확실히 부상의 위험을 느낀다. 뛰어가다가 공을 잡기 위해 서야하는데 천연잔디구장은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며 설 수 있지만 인조잔디는 발이 땅에 박히는 느낌이다. 자칫 발목 등에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엔 선수들이 인조잔디 구장을 더욱 싫어한다. 바로 그라운드의 뜨거운 열기 때문이다. 삼성 박한이는 "다른 것보다 인조잔디는 너무 덥다. 천연잔디에서 경기하는 것보다 온도가 최소 3도는 더 높은 것 같다"고 했고, SK 최 정도 "인조잔디에서 올라오는 더운 기운 때문에 지구력과 집중력 등이 떨어진다"고 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예전엔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조잔디를 선호했던 것 같은데 인조잔디를 홈으로 쓰는 구단에 부상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요즘 다시 천연잔디로 회귀하고 있다. 아무래도 인조잔디에서 많이 뛰면 선수생명이 짧아지는 것 같다"고 최근 추세를 얘기했다.

현재 프로야구가 펼쳐지는 야구장 중 천연잔디구장은 잠실, 인천 문학, 부산 사직구장 등 세곳 뿐이고 목동, 대전, 대구, 광주 등 네곳과 청주, 군산 등 제2구장, 9구단인 NC다이노스의 홈인 마산구장에도 인조잔디가 깔려있다. 결국 매년 시즌의 절반 정도가 인조잔디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것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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