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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무늬만 용병 딜레마

권인하 기자

입력 2011-06-24 14:29

계속되는 무늬만 용병 딜레마
SK 매그레인, 롯데 코리, 두산 페르난도, 삼성 가코, 넥센 알드리지. 스포츠조선DB

삼성 모상기의 괴력에 프로야구판이 들썩이고 있다.



모상기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외국인 선수 가코의 대체선수로 1군에 올라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장타력 강화를 위해 데려온 가코는 삼성에서 홈런이 겨우 1개에 불과했다. 6월 들어 타율마저 떨어지자 류중일 감독이 가코를 2군으로 내리고 모상기를 올렸는데 바로 '대박'을 터뜨린 것. 이는 곧 팀 성적에도 영향을 끼쳤고 삼성은 강화된 타선으로 이제 SK와 당당히 1위 경쟁을 하고 있다.

만약 삼성이 가코를 새로운 용병이 올 때까지 계속 쓰는 것을 고집했다면 모상기 돌풍은 2군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무늬만 용병'을 쓰지않고 국내 선수를 키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다른 팀에도 '무늬만 용병'은 구단과 선수단의 한숨속에 여전히 1군에서 웃으며 뛰고 있다. 시즌초부터 부진했다가 결국 퇴출되고 짐을 싼 외국인 선수는 가르시아와 교체된 한화의 데폴라 뿐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여전히 뛰고 있다.

한화의 또다른 용병 오넬리는 최근엔 마무리로 등판하지 않고 패전처리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고, SK 매그레인은 여전히 선발로 나서지만 성적은 좋지 않다. 23일 현재 2승5패에 방어율 5.07. 6월엔 세차례 선발등판해 2패에 방어율 7.59로 더 나빠졌다. 외국인 선수가 속을 썩이고 있는데도 팀이 1위를 달리는 게 신기할 정도다.

롯데 코리는 24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한다. 지난 10일 2군으로 내려간 이후 다시 얻은 기회다. 본인과 구단 모두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두산의 페르난도는 2군에 내려갔다가 복귀한 이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중반에 온 대체 선수로 적응기를 거쳤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넥센의 알드리지도 예전보다는 좋아진 모습이다. 6월 타율이 2할7푼9리에 5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용병으로서 흡족할 성적은 아니다.

구단들은 새 용병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야구의 수준이 올라갔기 때문에 웬만한 선수는 명함도 못내민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새 용병이 올 때까지만이라도 기량이 못미치는 선수를 용병이란 이유로 굳이 계속 쓸 이유는 없다. 대신 올릴 선수가 없다고 하지만 제 역할도 못하는 용병을 쓸 바엔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면서 새 얼굴을 발굴하는 것이 장래를 위해서 더 나을 수도 있다.

'제 2의 모상기'는 어느 팀에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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