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의 파란만장한 야구인생

야구선수로서 이런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선수도 그리 많지 않다.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대들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가 '형편없는' 문제아로 떨어졌다. 이제 오랜 방황을 끝내고 어둠의 터널에서 나와 팬들의 함성속으로 다시 들어오기 직전이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2002년 당시 고졸신인 역대 최고 계약금인 7억원을 받고 KIA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김진우는 140㎞후반의 묵직한 직구와 타자앞에서 크게 떨어지는 커브로 첫해 12승11패에 탈삼진 1위(177개)에 오르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충분히 신인왕도 가능한 성적이었지만 현대 마무리 조용준이 세이브왕에 오르며 신인왕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11승5패, 방어율 3.45로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김진우는 부상등으로 2004년(7승2패), 2005년(6승10패)엔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잦은 음주와 무단 이탈로 문제를 일으켰지만 곧 돌아와 다시 야구공을 잡았고, 2006년 10승4패로 부활하는가 했지만 2007년 결국 곪았던 상처가 터졌다. 부진으로 7월 8일 2군에 내려가고 3일 뒤인 11일 2군에서 무단 이탈을 한 뒤 소식을 끊었다. KIA는 결국 7월 31일 김진우를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다.

이후 김진우는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했다. 2007년말 모교인 광주진흥고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재기의 움직임을 보여 팬들의 기대를 받았으나 얼마뒤 그만뒀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예비군 상습 불참으로 지명수배를 받기도 했다. 2008년 10월엔 KIA 구단이 비공개로 코치를 붙여 훈련 지원을 하며 재기를 도왔으나 역시 얼마 가지 않아 김진우 스스로 포기했다. 2009년 1월엔 경찰청 유승안 감독의 배려로 경찰청 훈련에 참가했고, "그동안 나는 말만 앞서는 선수였고 내가 내뱉은 말에 책임지지 못했다. 2009년에는 내가 뱉은 말을 반드시 지키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공개적으로 복귀에 대한 약속을 했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KIA는 김진우의 재능을 아깝게 여기고 복귀를 위해 여러차례 도움을 주려 했지만 김진우가 약속을 어기면서 결국 포기 단계에 이르렀고, 그의 '양치기 소년'식 행동에 팬들 역시 등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