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와의 4라운드 첫 경기서 역전승을 거두며 2021년 일정을 마친 현대건설은 19경기서 18승(1패)을 거뒀다. 승점은 54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GS칼텍스가 얻은 승점(58점)에 4점 모자란 점수를 전반기에만 쓸어 담았다. 파죽의 12연승 뒤 첫 패배를 안을 때만 해도 무너질 것처럼 보였지만, 보란 듯 6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꼴찌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성형 감독 체제로 전환한 것을 빼면 두드러진 전력 보강이 없었던 팀이다. 외국인 선수가 빠진 채 치러진 KOVO컵에서 GS칼텍스를 꺾고 우승할 때만 해도 미풍에 그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도 위력은 이어지고 있다.
강 감독의 '소통 리더십'도 큰 역할을 하는 눈치. 강 감독은 작전 시간 때 선수들에게 지시가 아닌 의견을 물어보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한정된 타임 아웃을 활용해 보완점, 새로운 작전을 설명하고 지시하는 '감독의 시간'이지만, 강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였다. 그동안 남자팀만 지도하다 여자 대표팀 수석코치로 지내면서 터득한 소통법은 첫 여자부 시즌에서 긍정적인 색깔을 만들고 있다. 황민경은 "감독님은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주신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감독님이 물을 때 우리도 자신 있게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승패가 말해주는 것처럼 선수들이 너무 잘 해주고 있다. 위기도 있었지만, 잘 이겨냈다. 행복한 배구를 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