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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업은행 선수vs함께 갈수 없다" 조송화 논란 진퇴양난→법정다툼 암시[현장종합]

김영록 기자

입력 2021-12-10 13:46

수정 2021-12-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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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업은행 선수vs함께 갈수 없다" 조송화 논란 진퇴양난→법정다툼 암…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KOVO(한국배구연맹)에서 여자배구 IBK기업은행 조송화 선수에 대한 상벌위원회가 열렸다. 조송화는 올 시즌 개막 후 팀을 두 차례 무단 이탈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회의실로 향하는 조송화. 상암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1.12.10/

[상암=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구단에서 이미 답하지 않았나. 조송화 선수는 무단 이탈을 한적이 없다. 선수 생활을 계속하길 원한다(조송화 측 법무대리인)." "조송화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드린다."



조송화(28·IBK기업은행)의 무단 이탈과 항명 논란, 김사니 전 감독대행의 폭언 주장, 서남원 전 감독의 반박과 6개 구단 사령탑의 악수 거부, 김 전 대행의 사퇴와 김호철 신임 감독의 부임.

그럭저럭 수습되는 모양새였던 기업은행 사태가 또다시 미궁으로 빠졌다.

조송화와 기업은행 배구단 양측은 10일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했다. 조송화는 법무대리인인 법무법인 YK와 소속 변호사들, 기업은행은 정민욱 사무국장과 남지연 관리프로 등 프런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조송화 사태'는 원칙적으로 KOVO가 개입할 일은 아니라는게 배구계의 시선이다. 조송화가 음주운전이나 폭행 등 배구 외적인 논란을 저지른 게 아니기 때문에, KOVO에서 출장정지나 선수 자격 박탈, 계약 해지 등 중징계를 내릴 근거는 없다는 것. 조송화의 이탈로 불거진 사령탑과 고참 선수의 대립 및 항명 구도는 엄연한 기업은행 내부 문제다.

예상대로 이날 KOVO는 "전술 의무 이행 및 (조송화의)무단 이탈 여부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구단 내부 문제인 만큼 수사권이 없는 연맹은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며 징계를 보류했다. 향후 기업은행 구단과 조송화 양측의 법적 분쟁을 통해 사법적 조치가 이뤄질 경우 이를 근거로 다시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도 있다.

다만 신 총장은 "오늘 상벌위는 무단 이탈 여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서남원 전 감독과의 '항명 논란'은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선수의 동의 없이 계약을 임의해지할 수 없게 정한 표준 계약서에 대해서는 "선수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지난 9월에 문체부가 작성한 것이고, 구단과 관계자들은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송화 측에겐 지난달 12일, 16일의 '첫 외출'이 이뤄진 이후 약 3주여만의 첫 공식 석상이었다. 조송화 측은 "무단 이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변호인은 "팀을 나간적이 없다. 선수가 자신의 질병과 부상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모두 팀에 알렸다. 이미 구단에서 인정한 내용"라며 "16일 경기에 참석했고, 구단 제공 차량을 통해 이동했고, 종례에도 참여했고, (서남원 전)감독님께 인사도 하고 나왔다. 이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웬만하면 오버(세트)로 해", "미스요"라는 퉁명스런 문답을 주고받았던 서남원 전 감독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다만 조송화는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말에 "선수로 계속 뛰고 싶다"는 짧은 말만을 남겼다. "여전히 기업은행 배구단 소속이라 드릴 말씀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업은행 측은 조송화의 구두 동의를 얻은 뒤 KOVO에 조송화의 임의 해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조송화가 '선수로 더 뛰고 싶다'며 입장을 바꿈에 따라 임의 해지는 기각됐다.

그 사이 서남원 전 감독은 경질됐다. 김사니 전 감독대행은 서 전 감독과의 트러블에 대해 "차마 들을 수 없는 폭언을 들었다. 나도 업적이 있지 않나"고 주장했다가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서 전 감독이 직접 반박에 나섰고, 기업은행을 제외한 6개 구단 사령탑의 악수 거부가 이어진 끝에 결국 사임했다. 안태영 감독대행이 잠시 팀을 지휘했고, 기업은행은 최근 김호철 신인 감독을 새롭게 선임한 상황.

구단 측은 무단 이탈 여부를 묻는 질문에 "향후 사실관계 검토를 거쳐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겠다"면서도 "다만 조송화 선수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만큼은 분명하다"는 것만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조송화의 주장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저희로선 검토를 해봐야하는 부분", "사실 관계를 파악해보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후 트레이드 등 조송화와의 결별 과정, 계약해지 논란, 계약 해지시 귀책 사유, 잔여 연봉 지급 등 법적 분쟁 비화 가능성, 내부 사정 등에 대해서는 모두 "검토 후 추후에 공식적으로 답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조송화부터 시작된 이른바 '기업은행 사태'가 한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배구계와 팬들께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리그에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상암=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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