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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우→한선수 교체? 글쎄" 34세 젊은 감독의 고민 [의정부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1-11-04 11:47

수정 2021-11-0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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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우→한선수 교체? 글쎄" 34세 젊은 감독의 고민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KOVO

[의정부=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배구에 미친 사람'. 토미 틸리카이넨(34) 대한항공 점보스 신임 감독에 대한 배구계의 평이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전임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불', 틸리카이넨 감독을 '물'에 비유한다. 산틸리 감독은 확고한 배구관을 토대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경기를 추구했다. 반면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수들 속에 잘 녹아드는 스타일이라는 설명.

3일 KB손해보험 스타즈전도 마찬가지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가 시작되자 불꽃처럼 현장에 몰입했다. 젊은 사령탑답게 연습 때도 선수들 못지 않은 열정을 쏟아낸다는 후문.

반면 취재진에겐 매우 조심스럽다. 이날 경기전 브리핑 때는 "경기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선발 라인업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경기(OK금융그룹전 3대0 승리) 수훈선수를 칭찬해달라는 말에도 "링컨과 임동혁 뿐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잘해준 결과"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이날 대한항공은 KB손보의 블로킹(13개)과 고비 때마다 터지는 케이타(31득점·성공률 48%)의 고공 강타에 고전한 끝에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성적은 2승3패가 됐다. 지난 시즌 우승을 하고도 사령탑이 바뀌었는데, 스타트가 좋지 않다. 신임 감독에겐 만만찮은 부담감이다.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은 "KB손보는 승리할 자격이 충분한 팀이다. 1세트에 따라잡을 기회가 있었는데 상대팀이 잘했다. 고비 때마다 엄청난 수비를 보여주더라"며 아쉬워했다. 링컨(21득점·성공률 45%)에 대해서는 "오늘 컨디션이 베스트는 아니었다. 다시 끌어올려야한다"고 답했다.

이날 세터로는 유광우만 출전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세터를 교체해 분위기를 바꾸고 볼 흐름에 변화를 주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시즌 5경기 중 유광우와 한선수가 번갈아 출전한 건 우리카드-삼성화재와 맞붙은 시즌 첫 2경기 뿐이다. 지난달 27일 현대캐피탈전은 한선수만, 30일 OK금융그룹, 이날 KB손보전은 유광우만 출전했다.

고교 시절부터의 라이벌이다. 유광우가 삼성화재의 무적함대 시절을 이끌며 먼저 빛을 봤지만, 이후 한선수가 국가대표 겸 V리그 연봉킹으로 올라서며 위치가 역전됐다. 유광우가 2019년 대한항공으로 이적한 뒤에는 주로 한선수가 주전으로 뛰되, 유광우가 소방수 역할로 기용되곤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혹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세터를 교체할 생각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경기중엔 많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며 웃었다. 그는 "오늘은 경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뿐이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만 답했다.

의정부=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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