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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김연경, "은퇴? 단정짓기 어려워…일단 집에서 치킨 먹을래요" [SC 일문일답]

이종서 기자

입력 2021-08-0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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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김연경, "은퇴? 단정짓기 어려워…일단 집에서 치킨 먹을래요"
9일 오후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여자배구대표팀 김연경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공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8.09/

[인천공항=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김연경(33)이 '4강 신화'를 이끈 올림픽을 돌아봤다.



김연경을 비롯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9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기적의 행진'이었다. 조별 예선도 통화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가 이어졌지만, 3승 2패를 기록하며 3위 8강에 진출한 한국은 '강호' 터키를 꺾고 4강 진출까지 일궈냈다. 비록 이후 브라질과 세르비아에게 내리 패배하면서 세계의 벽을 실감하기도 했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 진출을 일궈내며 한국 배구의 위상을 높였다.

중심에는 '주장' 김연경이 있었다. 이번 대회 총 136점을 기록하며 득점 2위에 올랐고, 공격효율(31.99%), 디그(세트 당 평균 2.77개) 4위에 오르는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개인 성적도 성적이지만, 위기 때마다 선수단을 하나 묶는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4강 기적'을 이끌었다.

귀국 직후 김연경은 "무슨 말이 필요할까. 사실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배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셨기에 우리가 이렇게 좋은 4강이라는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 중국 리그 가기 전까지 한 두 달 정도 시간이 있다. 그동안 몸을 다시 만들어서 리그 준비해야할 것 같다. 중간중간 방송을 할 수도 있고, 다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팬들에게 인사드리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 귀국 소감을 이야기하면.

▶무슨 말이 필요할까. 사실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배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셨기에 우리가 이렇게 좋은 4강이라는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 포상금이 역대 최고 6억원이다. 알고 있었나.

▶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너무 기분 좋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지지해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배구협회, 연맹, 신한금융그룹에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10년 전 SNS에서 관심이 부족해 섭섭하단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 지금도 실감이 많이 안 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또 한국에 들어와서 공항에 와보니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시니 또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다. 지금 여자배구가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앞으로도 인기와 관심도가 이어지길 바란다.



- 중국리그 종료 후 한국에서 뛸 의향은 있는지.

▶ 이번에 중국 리그에 가서 뛰게 됐는데 현재 정확한 리그 일정 안 나와 갈지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휴식을 해야 할 것 같다. 그 이후 결정된 건 없다.



- 도쿄 현지서 은퇴 발표를 했는데 지금의 마음은 어떤가.

▶ 은퇴 발표라고 하긴 조금 그렇고, 더 의논을 해야 할 부분이고 이야기를 더 해봐야하는 부분이기에 은퇴를 결정했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어느정도 결정난다면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 보스코비치에 날린 사자후가 화제가 됐는데.

▶ 별 이야긴 없었다. 보스코비치가 내 플레이를 잘 읽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거기에 짜증나는 표현을 했는데 보스코비치가 그걸 알고 웃으면서 넘겼다.



- 국가대표에 대한 소회는.

▶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내가 18살 때 처음으로 국가대표 꿈을 가졌는데 그 꿈이 이뤄졌을 때 처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 그때가 엊그제 같다.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16년이 흐른 게 느껴지지 않고, 그냥 지금껏 고생하고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런 분들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는 게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원동력이 있다면.

▶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예선 통과가 가능할까 싶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기대를 안한 건 사실이다. 어쨌든 우리가 원팀으로서 똘똘 뭉쳐서 이뤄낸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뤄지지 못할 수 있었는데 팀 스포츠에서 팀워크가 중요하단 걸 알게 됐다.



- 경기 치를수록 마음이 달라졌을 것 같다.

▶ 가기 전부터 100% 쏟아내자는 각오로 갔고 결과에 대해 신경쓰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케냐전을 시작으로 5일동안 도미니카공화국, 일본전이 타이트하게 다가왔고, 압박감, 중압감이 들었다. 잘 이겨내서 좋은 성적이 있었던 것 같다.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 팬들이 터키 산불 현장에 김연경 이름으로 묘목을 기부했다.

▶ 놀랐다. 팬들이 기부를 해주셨다. 여기 계신 분들이 해주신 거 같은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뜻 나서서 내 이름으로 해주는 게 쉽지 않다. 그렇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터키는 살았던 나라이기도해서 마음이 그랬는데 위로가 됐으면 한다.



- 향후 계획은.

▶ 오늘 집에 가서 샤워하고 씻고 치킨 시켜 먹을 예정이다. 중국 리그 가기 전까지 한 두 달 정도 시간이 있다. 그동안 몸을 다시 만들어서 리그 준비해야할 것 같다. 중간중간 방송을 할 수도 있고, 다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팬들에게 인사드리지 않을까 싶다.



- 마지막 미팅 때 라바리니 감독이 해줬던 이야기는.

▶ 이야기하면 울컥한다. 감독님이랑 마지막으로 같이 시간을 가지면서 서로 있었던 이야기를 했는데 감독님이 너무 고맙다고 했고, 대한민국 국기를 달고 우리와 함께할 수 있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조금 슬펐던 때는 동메달결정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날 미팅을 하면서 스태프와 전력분석 등을 했는데 했는데 세르비아에 안 될 거라는 걸 직감했다. 데이터 등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그 때 현실이 왔다고 했을 때 선수들이 오열할 정도였다.



-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에게 100점 만점 중 500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와 선수단에게 점수를 준다면.

▶ 100점 만점에 99점이다. 하나라도 목에 걸고 와야 했는데 못 걸고 와서 1점 뺐다. 앞으로 계획은 전혀 모르고 예상도 못하겠다. 일단 중국리그 잘하고 오겠다. 감사하다. 인천공항=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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