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스테파노 라바리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의 투혼과 높이를 살려 일본에 맞섰다. 일본은 주포 고가 사리나가 '발목염좌'에도 불구하고 한-일전에서 불꽃투혼을 펼쳤다.
승부는 결국 5세트에서 갈렸다. 팽팽했다. 한국은 7-9로 뒤진 상황에선 김연경의 공격과 블로킹으로 9-9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고다의 연속 공격을 막지 못하고 9-11로 틈새가 벌어졌다. 그러나 패색이 짙었던 12-14, 2점차 매치 포인트에서 한국은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해 14-14 듀스를 만들었다. 후위에서 김연경이 상대 공격을 디그하고, 전위에선 '클러치 박' 박정아가 연속 공격을 성공시켰다. 이어 마유 이시가와의 스파이크 범실로 15-14로 앞선 상황에서 랠리 끝에 박정아가 쳐내기로 아웃을 유도해 귀중한 승점 2를 따내 세르비아와의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박정아의 진가는 위기 상황에서 빛났다. 5세트 12-14로 1점만 내주면 경기를 패하는 상황에서 동료들이 성공한 수비를 공격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날 매 세트마다 이소영과 교체되면서 컨디션을 조율했던 박정아는 공격 성공률이 22.85%에 불과했지만, 정작 중요한 상황에서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자신의 별명인 '클러치 박'의 위용을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