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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대 강심장" '킹'우민의 도장깨기!세계선수권 400m 첫金의 의미[도하세계수영선수권]

전영지 기자

입력 2024-02-12 15:47

수정 2024-02-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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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대 강심장" '킹'우민의 도장깨기!세계선수권 400m 첫金의 의미
EPA/ALI HAIDE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킹우민'이 해냈다. '레전드' 박태환 이후 다시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400m 금메달이 대한민국에 돌아왔다.



김우민은 12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펼쳐진 국제수영연맹 2024 도하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71, 자신의 최고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경영 종목 첫날인 이날 대한민국 선수단 중 가장 먼저 결선에 오른 김우민은 "대한민국 선수단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예선에서 3분45초14, 파이널리스트 8명 중 3위로 결선에 오른 김우민은 3번 레인에서 작정한 듯 압도적인 스퍼트로 치고 나갔다. 첫 50m에서 25초32, 2위를 기록한 후 50~100m 구간을 27초39로 주파하며 1위에 올랐고 이후 28초대를 유지하며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300m까지 세계기록 페이스로 달렸다. 마지막 50m, 2022년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이 맹추격했지만 김우민은 끝까지 선두를 지켜냈다. 마지막 5m는 그야말로 터치 전쟁이었다. '0.15초 차' 짜릿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의 한국최고기록 3분41초53에는 못미쳤지만 자신의 최고 기록(3분43초92)을 무려 1초21나 앞당긴 역영, 2022년 3월 국가대표선발전 3분48초26을 2년 만에 무려 5초55나 줄여냈다. 첫 '42초대' 진입과 함께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애국가를 울렸다. 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 스물두 살 김우민이 세계 무대서도 멈추지 않는 성장세를 입증했다. 2007년 멜버른, 2011년 상하이 대회 이 종목 우승자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찾아왔다. 수영 전문 사이트 스윔스왬은 김우민의 금메달에 대해 "첫 레이스, 첫 이변"이라며 환호했다.

김우민은 끼 넘치고, '재기발랄' 매력적인 요즘 선수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금메달 역사를 쓴 남자 계영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200m 레이서' 황선우도 가장 따르는 절친 선배다. 승부의 세계,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함께 게임을 하고 농구를 즐기고 탁구를 치며 스트레스를 풀어낸다. 유쾌발랄한 성격이지만 누구보다 수영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수영에 진심이고, 수영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겨우내 호주 전지훈련에서 근력운동에 공을 들였다는 그의 단단한 몸이 그간의 노력과 기록 단축, 금메달의 이유를 말해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찾은 수영장에서 물 밖으로 나오지 않을 만큼 좋아해 수영을 시작했다는 김우민은 박태환 이후 대한민국 자유형 대표선수중 유일한 '올라운드 레이서'다. 주종목은 자유형 400m지만 단거리 100, 200m부터 장거리 800m, 최장거리 1500m까지를 모두 소화한다. 계영 800m서도 자신의 200m 구간에서 어김없이 1분44초대 기록을 찍어낸다. 이번 대회 100m 구간 52초는 세계기록 페이스다. 스피드, 지구력 훈련, 극한의 한계를 이기고 세계 정상에 오른 '레전드' 박태환의 '직속 후예'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3관왕에 올랐던 김우민이 이번엔 박태환의 400m 왕관까지 이어받았다.

무엇보다 김우민은 걸출한 후배 황선우와 함께 매년 함께 성장했다.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이어 파리올림픽 계영 첫 메달을 목표로 의기투합한 이들은 함께 경쟁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과거 해외 훈련 시스템, 우월한 DNA, 개인의 성취에 기댔던 금메달이 진천선수촌 수영장에서 한국 지도자들의 헌신과 노력을 통해 함께일 때 더욱 강해지는 원팀, '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금메달 옆에 금메달'을 만드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작년 아시안게임 직전 '괴력 레이서' 황선우에게 모든 시선이 쏠려 있을 때 이정훈 경영대표팀 총감독과 전동현 전담 코치는 "김우민을 잘 보라"고 했었다. 서울체고 시절부터 황선우를 지도해온 전 코치는 김우민, 이호준과 황선우의 경쟁을 통한 동반 성장을 목표로 황선우는 물론 동료들의 실력 향샹을 위해 각별히 공을 들였다. 이 감독과 전 코치에 따르면 김우민은 황금세대 자유형 에이스 가운데 가장 좌우 밸런스가 좋고 '예쁜' 수영 폼을 가진 선수다.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스트로크에 물을 잡는 감도, 수영 센스도 뛰어난 데다 강한 체력과 멘털을 지녔다는 평가다. 겨우내 대한민국 대표팀의 호주특훈을 지도한 마이클 팔페리 코치도 "김우민은 충분히 더 빨라질 수 있다. 발견되지 못한 부분이 훨씬 많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더 빨라질 수 있다"며 무한 잠재력을 인정한 바 있다.

김우민은 소위 황금세대를 대표하는 20대 초반 선수답게 스타성도 겸비했다. 큰 무대에 얼지 않는 강심장을 지녔고, 자신을 향한 스타덤을 온전히 즐길 줄 안다. 2021년 도쿄올림픽 직후 왼손목에 오륜기 타투를 새기며 올림픽 메달의 꿈을 새겼다. 지난해 3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그는 금빛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부모님이 선물했다는 금목걸이를 건 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싹쓸이했다. 후쿠오카세계선수권 남자자유형 400m 결선 땐 발랄한 힙합 댄스로 끼를 발산했고, 항저우아시안게임 첫 3관왕 후엔 스타트대에 뛰어올라 한국 팬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는 한가위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이번 세계선수권 무대에서도 그의 목엔 '승리의 부적' 금목걸이가 반짝였다. 금목걸이와 함께 진짜 금메달이 찾아왔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 김우민이 이제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 삼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박태환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 박태환 이후 첫 그랜드슬램을 꿈꾼다. .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김우민 자유형 400m 기록 추이

▶2022 경영국가대표선발전=3분48초26(1위)

▶2022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3분45초64(6위)

▶2023 경영국가대표선발전=3분45초59(1위)

▶2023 후쿠오카세계선수권=3분43초92(5위)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3분44초36(1위)

▶2024 도하세계선수권=3분42초71(1위·개인최고기록)

*세계신기록 3분40초07(독일 파울 비더만·2009 로마세계선수권)

*아시아신기록, 올림픽신기록 3분40초14(중국 쑨양·2012 런던올림픽)

*한국신기록 3분41초53(박태환·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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