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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올림픽기획]평창 돌풍 '팀킴' 그 후 4년, 우여곡절 끝 다시 베이징으로 간다

김가을 기자

입력 2021-12-28 10:32

수정 2022-01-0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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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돌풍 '팀킴' 그 후 4년, 우여곡절 끝 다시 베이징으로 간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4년 전 대한민국을 들썩였던 '팀킴'이 베이징으로 간다. 그들은 한국에 무척 낯선 '컬링 열풍'을 몰고온 주인공들이다.



2018년 2월, 대한민국의 겨울은 뜨거웠다. 경기 규칙은 커녕, 이름도 낯설기만 했던 컬링에 '홀릭'됐다.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스톤, 빙판을 사정 없이 닦아내는 스위핑(빗질)의 매력은 색달랐다. 전국 각지에서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컬링 돌풍의 중심에는 '팀킴'이 있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로 관심을 받았다. 경북 의성여고 친구 사이던 김은정과 김영미가 방과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다. 이후 '영미 동생' 김경애, 그의 친구 김선영이 합류했다. 마지막에 김초희까지 합류하면서 완전체가 됐다. 5명 모두 김 씨여서 '팀킴(Team Kim)'으로 불리게 됐다.

'팀킴'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강호를 연달아 제압했다. 아시아 팀으로는 최초로 올림픽 결승에 진출했다. 대회 기간 내내 경기장 안에 울려 퍼진 '영미야∼' 는 평창을 대표하는 단어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은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 영웅'으로 거듭났다.

그로부터 8개월 뒤 듣고도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2018년 11월, '팀킴'은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는 숨겨진 아픔을 폭로했다. 지도자 갑질 폭로는 큰 충격을 던졌다. 이는 기자회견과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며 큰 파문을 몰고왔다.

힘겨운 시간을 딛고 일어선 '팀킴'은 홀로서기에 나섰다. 쉽지 않았다. '팀킴'은 그동안 활동 거점이던 경북체육회와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소속팀 차원의 지원이 끊겼다. 포기는 없었다. '팀킴'은 2020년 11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3년 만에 태극마크를 탈환했다. 기세는 막강했다. '팀킴'은 2021년 7월 열린 2021~20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우승하며 태극마크를 유지했다.

그 사이 '팀킴'을 향한 환경도 바뀌었다. '팀킴'은 2021년 3월, 강릉시청에 입단해 새 환경 속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또 8월에는 '정신적 지주' 피터 갤런트(캐나다)가 국가대표팀 정식 감독으로 선임되며 힘을 얻었다. 갤런트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팀킴'의 코치로 활약했다. 은메달 신화를 이끈 특급 조력자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후 계약이 종료돼 캐나다로 떠났지만, 그 뒤로도 '팀킴'을 응원했다. 갤런트 감독은 '팀킴'이 지도자 갑질을 폭로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낼 때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또 인연이 닿을 때마다 '팀킴'을 지도하며 선수들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궤도에 오른 '팀킴'은 막을 수 없었다. '팀킴'은 지난달 네덜란드 레이와르던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자격대회(OQE) 여자 4인조 대회 본선 최종전에서 라트비아를 잡고 마지막 한 장 남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컬링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이후 3연속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팀킴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하게 됐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4인조는 모든 팀이 한 차례씩 대결하는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진행된다. 상위 4개팀이 준결승에 오른다. 팀킴은 캐나다(2022년 2월10일)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영국(11일)-러시아올림픽위원회(12일)-중국(13일)-미국-일본(이상 14일)-스위스-덴마크(이상 16일)-스웨덴(17일)과 차례로 격돌한다.

김은정은 베이징올림픽 진출을 확정한 후 "우리는 지난 올림픽 때 은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우리는 은메달을 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메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팀킴'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최종 모의고사에 나선다. 이들은 캐나다그랜드슬램대회 출전을 위해 6일 출국 예정이다.

한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펼쳐지는 컬링 3종목 중 여자 4인조만 출전권을 따냈다. 김민지-이기정으로 구성된 믹스더블(혼성 2인조) 대표팀은 올림픽 자격대회 본선 최종전까지 진출했지만 호주에 패하면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남자컬링 대표팀은 올림픽 자격대회 예선에서 2승6패를 기록하며 9개 참가국 중 8위에 그쳤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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