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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쿵' 체육쌤스토리]"즐거워야 체육이다!", '소형쌤'의 즐거운 체육시간

신보순 기자

입력 2021-12-16 15:08

수정 2021-12-1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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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워야 체육이다!", '소형쌤'의 즐거운 체육시간
하소형 선생님이 체육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수업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소형

올해로 학교체육 최고 권위의 '학교체육대상(주최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 주관 학교체육진흥회, 후원 대한축구협회 SK텔레콤 스포츠조선)'이 6회째를 맞았습니다. 코로나로 아쉽게 시상식은 갖지 못했지만, 학교체육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한 선생님, 학교, 단체를 찾아 응원과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심장을 뛰게 해주고, 열정을 안겨주고, 배려와 인성을 가르쳐 준 '체육쌤'들. 그 '심쿵' 체육쌤들의 이야기를 다함께 들어봅니다.





▶"즐거워야 체육이다!"-하소형(가은고) 쌤스토리

작은 마을에 작은 학교가 있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 가은고등학교. 전교생이 53명이다. 음, 이 한마디로 모든 게 설명될 듯 하다.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다 알아요."

'소형쌤'은 이 마을 선생님이다. 아이들의 '체육'을 책임진다. '재미'있게도 해준다. "체육활동이 학교에서 즐거운 기억이 되어야 어른이 돼서도 즐길 수 있죠." '소형쌤'의 생각이다.

그 즐거움 속, 아이들은 자신의 역할을 찾아간다. 배려도 배운다. 숨은 재능도 발견한다. "운동을 못해도 체육시간에는 함께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음악DJ를 해도 되고. 가지고 있는 역량을 나눠주고. 친구들은 또 피드백을 주고 하면서 같이 즐기며 만들어가는 시간입니다."

음악DJ? 본격 스토리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소형쌤'의 체육시간에는 음악이 있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게 음악이다. 그 공감 속에 지루하고 하기 싫은 체육활동도 즐거워진다"는 설명이다.

이제 '소형쌤' 스토리로 들어간다. 주제는 앞서 다 '탄로'(?)났다. "체육시간은 즐거워야 한다"다. 그 이유도 이미 밝혀졌다. "그래야 커서 생활체육도 즐기고, 자기 몸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즐거움을 위해 '소형쌤'은 내려놓는 길을 걸었다.

"교사 초기에는 'FM'이었죠. 교사가 리드해야한다는 생각에 수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갔는데, 아이들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방식이었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제 역할을 줄였죠. 수업 계획을 짜고 의견을 물어오면 '와 좋다'하며 칭찬을 해줍니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방안도 스스로 찾게끔 하죠. 수업이 흥미로워지고 만족감도 높아지더라구요. 앞으로 더 내려놓고, 아이들에게 더 많이 주려고 합니다."

소시적의 FM, 과거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겠다. '소형쌤'은 '여자 황비홍'이었다. 우슈국가대표 출신이다. 2001년 국가대표로 뽑혔다. 그런데 2002년 임용되면서 선생님의 길을 택했다. 1학기를 마쳤다. 알다시피 그 해에 부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우슈의 피가 끓었다. 다시 국가대표로 복귀, 아시안게임을 뛰었다. 이 대목에서 꼭 나오는 질문. "선생님, 몇명까지…" "꼭 그런걸 물어보신다"며 웃어 넘긴다. 그런 전력이니 체육쌤으로 열정이 넘칠 수 밖에 없었다. '소형쌤'의 초기 체육시간이 '빡'셌던 이유다.

지금 '소형쌤'의 체육시간은 아이들이 주도한다. '소형쌤'은 아이들의 말을 많이 듣는다. 설문조사를 하고, 평가자료를 챙긴다. 아이들에게 더 내어주려고 한다. 그 결실이다. 체육시간은 아이들이 '기다리는' 수업이 됐다.

"아이들의 소리를 많이 듣고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수업내용을 개선해 나갔죠. 학기 뒤 만족도에서 '체육이 좋아졌다. 기다려진다'는 평가를 보고 눈물이 나더라구요. 아이들과 교감이 형성되니까 재미가 있고 서로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거죠."

그래도 흔들리지 않는 한가지 원칙이 있다. '기초 체력'이다. "저학년 때는 달리기 위주로 체력을 꼭 챙겨야 한다. 그 과정이 습관화 되고 기본이 되어야 자기 몸을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즐거움의 기본은 체력이다.

올해로 가은고에서 3년째. 문경시에서만 11년째 교편을 잡고 있다. 내년에는 다른 학교로 옮긴다. 아직 어느 학교인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쉬움이 가득하다.

"이제 서로 적응이 되고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갈려니 너무 아쉽죠. 아이들이 '울지마 쌤'하는데…." 잠시 말을 잇지 못한다. "얘들아, 너무 사랑하고 고맙다."

새로 만날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도 당연히 있다. "새 학교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사전조사도 해야 하고, 패턴도 파악해야 하고"하더니 "나이가 드니 걱정도 된다"며 웃는다.

또 다른 결실을 위해 다시 출발선에 선 '소형쌤'. 쌤 걱정마세요, 우리 모두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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