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학생선수 꿈X아이들의 체육시간 지켜주세요!" 학교체육,차기정부에 바란다[포럼현장]

전영지 기자

입력 2021-12-12 16:56

수정 2021-12-13 07:00

more
"학생선수 꿈X아이들의 체육시간 지켜주세요!" 학교체육,차기정부에 바란다


"학생선수의 꿈도, 체육시간의 행복도 지켜주세요."



10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한체대 합동강의실에서 '2021 학교체육진흥포럼(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 주관, 문화체육관광부-교육부-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학교체육진흥, 차기정부에 바란다'는 타이틀을 달았다. 특히 최근 '학생선수 주중 대회, 훈련 참가 허용일수 제한' 논란이 뜨거운 쟁점이 된 가운데 현장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IOC위원)은 물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 배현진 의원, 김예지 의원(이상 국민의힘), 조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 김도균 한국체육학회장 등 체육계, 학계,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입증했다. 또 현장 지도자, 선수 등 체육인 100여 명도 실시간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차기정부 출범을 앞두고 학교체육 정책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차기정부에 바란다! '학교체육의 새 길'

이기흥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속적인 운동부 해체, 학생선수 감소에 이어 코로나 악재까지 덮쳐 일반학생의 체육활동도 심각하게 저하되고 있다"면서 "이번 포럼이 차기 정부에 좋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환영사에 나선 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은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학생선수 대회 출전 제한, 지도자 처우 및 일자리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하고 제안하는 자리"라고 포럼의 의의를 설명했다.

황 희 문체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학교체육이 바로 서야 건강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면서 "문체부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도 "학생들이 마음껏 학교에서 스포츠로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포럼 현장에 참석한 문체위원들의 관심은 '학생선수 주중 출전 제한' 이슈에 집중됐다. '핸드볼 영웅' 임오경 의원은 "도쿄올림픽서 가장 돋보였던 Z세대 체육의 근간이 붕괴되고 있다. 꿈나무에 정성을 쏟지 않으면 전문체육 생태계는 무너진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배현진 의원 역시 "스포츠혁신위가 아이들의 학습권과 전인적 인권을 생각해 만든 권고안 이후 현장이 난감해지는 상황이다. 내년 1월 시행 전에 체육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따라달라"고 요청했다.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 의원은 학생선수의 휴식권과 종목별 주말, 방학 대회 개최의 문제점 등을 짚은 후 "학생선수들의 진정한 학습권, 인권을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체육시간도, 학생선수의 꿈도 지켜주세요"

이날 포럼은 조남기 숙명여대 교수의 사회에 따라 4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국민행복의 첫걸음, 학교체육 회복으로'라는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천항욱 배명고 교사는 "주당 150분, 고등학교 체육수업 권장시간을 채우는 학교는 4곳 중 1곳"이라는 현실을 언급한 후 "현행법규상 체육수업시수 그대로, 일반학생들이 온전히 참여할 수 있는 정책"과 함께 "학생선수들을 위한 스포츠 중심 교육과정 개설"을 촉구했다. "스포츠를 중심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안목, 기능,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스포츠 중심 교육과정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김미옥 한체대 교수는 '학교체육 시설 부족' 문제를 짚었다. "한일 중학생 600명 기준 학교 운동장 면적이 한국은 1인당 7.0㎡, 일본은 12.0㎡로 한국은 일본의 58.3% 수준"이라고 적시한 후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설립 운영규정 제5조3항 '체육장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삭제, 더 이상 운동장, 체육관 없는 학교는 만들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아이들에게 학교는 곧 집이고, 아이들에게 좋은 집을 만들어주는 건 우리들의 몫"이라면서 "이 중요한 일을 차기정부에서 꼭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탁구선수 출신 안국희 부명고 교사는 '거꾸로 가는 학교체육, 지도자는 어디에 있나'라는 주제로 지도자 처우 개선, 체육교육 전담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김세훈 경향신문 기자가 '핫이슈'인 '학생선수 주중 대회, 훈련 참가 허용일수 제한' 정책을 다뤘다. 김 기자는 "골프협회 등록 고교선수 837명 중 264명이 방송통신고를 다닌다"면서 "지금 학교가 우리 아이들의 꿈을 다 담아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우리 아이들은 사람이 아닌 기계와 경쟁해야 한다. 지식 경쟁에선 이길 수 없다. 기계가 못하는 걸 가르쳐줘야 한다. 그래서 음악, 체육, 미술이 중요하다. 팀워크, 상상력, 독립적 사고를 가르쳐야 한다"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미래사회 교육론도 인용했다. "김 기자는 "모든 문제는 학생선수가 내 아들, 딸이라고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면서 "학생선수가 직업선수가 안됐을 때 일할 수 있는 시장을 키울 것"을 제안했다. "손흥민, 김연경 등 스타가 있어야 종목도, 시장도 커진다"고 주장했다. 'BTS, K팝, e스포츠처럼' 학생선수의 다양한 꿈, 재능도 존중하고 지원하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맞춤형 교육을 거듭 강조했다.

2시간 넘게 뜨거웠던 포럼은 온·오프라인 질의 응답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온라인에선 100여 명의 체육인들이, 오프라인에선 이기흥 회장, 임오경, 김예지 의원 등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대선 정국 '스포츠 아젠다'로 급부상한 '학교체육'을 향한 체육계 안팎의 관심이 비상하다. '반짝 관심'에 그쳐선 결코 안될 것이다. 학교체육은 '지금, 여기' 우리 아이들의 당면한 현실이자 대한민국 스포츠의 지속가능한 미래요, 희망이기 때문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