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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 아들 위해 2연패!" '평창철인'신의현 베이징시즌 스타트!

전영지 기자

입력 2021-10-31 16:50

수정 2021-11-0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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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 아들 위해 2연패!" '평창철인'신의현 베이징시즌 스타트!
연합뉴스

'평창패럴림픽 철인' 신의현(41·창성건설)이 베이징 2연패 도전을 위한 4개월 장도에 올랐다.



신의현은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핀란드 전지훈련지로 출국했다. 신의현은 3년 전 평창동계패럴림픽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대한민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장애인 스포츠의 역사다. 평창 금메달 직후 베트남인 아내 김희선씨와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로 전용기를 타고 베트남 순방길에 동행했다. 이듬해인 2019년엔 '늦둥이 셋째'를 얻는 경사도 있었다. 또 대한장애인체육회 선수위원장으로 활약하며 선수 권익 보호,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꿈결같은 시간이 눈 깜짝할 새 흘러 또다시 패럴림픽 시즌이다. 내년 베이징패럴림픽(3월 4~13일)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신의현이 다시 지옥의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신의현은 출국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2~23일 경북서 열린 전국장애인체전에 나섰다. 하계종목으로 출전하는 사이클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아이언맨' 신의현은 세종시 대표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도 사이클 남자 개인도로 21㎞, 63㎞(H5)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로 2관왕에 올랐다. "크로스컨트리 훈련 때 늘 사이클 훈련을 병행하기 때문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며 웃었다.

평창에서 7종목 64.2㎞를 완주했던 철인은 금메달에 만족하지 않았다. 평창패럴림픽 선수단장으로 진심 어린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소속사 창성건설 배동현 회장이 신의현에게 2700만원짜리 사이클을 선물했다. "회장님이 정말 좋은 사이클을 사주셨는데 아직 적응이 덜 됐다. 더 기록을 줄였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 했다. "세팅을 더 잘해서 내년엔 더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신의현은 핀란드서 한 달간 훈련한 후 12월 4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시즌 첫 대회, 노르딕스키 월드컵에 출전한다. 대회 후 다시 핀란드로 돌아와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에 나선다. 내년 2월 21일 귀국 때까지 4개월 가까이 빼곡한 일정이 이어진다.

화려했던 평창 때와 달리 베이징선 소속팀 후배 원유민과 단 둘이 외로운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패럴림픽 찐팬' 소속팀 회장님의 한결같은 지원은 든든하다. 베이징패럴림픽 목표를 묻자 한치 망설임도 없이 "2연패"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회장님은 쉬엄쉬엄 하라고 하시는데, 선수 마음은 결코 그렇지 않다. 꼭 보답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3년 전에 비해 몸 상태는 어떨까. 트레이너 출신의 유기원 대표팀 코치는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오히려 컨디션, 근력은 더 좋아졌다"고 답했다. "운동량을 잘 유지했고 어깨 재활도 잘됐다"는 설명이다.

부모님의 밤 농사를 돕고, 칡뿌리를 캐면서 힘 만큼은 세계 누구와 붙어도 안진다는 '공주 사나이' 신의현의 승부욕은 더 강해졌다. "평창 때만큼, 아니 그보다 더 절실하다"고 했다. 신의현에게 '패럴림픽둥이' 막내아들 상철군은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다. "막둥이가 평창 금메달을 보지 못했다. 아버지로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2005년 대학졸업식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어느날 갑자기 인생의 문이 닫힌 젊은 날, 찬란한 햇살이 드는 창문이 다시 열릴 줄 그때는 미처 몰랐다. 불혹의 신의현이 말했다. "장애인이 안됐다면 이런 멋진 종목을 할 수 있었을까요?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었을까요?"

패럴림픽 베이징 시즌의 시작, '디펜딩챔피언' 신의현은 3년전 그날과 똑같이 패기만만했다.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쥬. 선수라면 당연히 2연패, 3연패 계속 하고 싶쥬. 결국 최선밖에 없어요. 우린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우린 늘 '돌격 앞으로!'밖에 없으니께!"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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