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엽 감독(49)이 이끄는 대한민국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26일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터키에 70대80으로 패했다.
전날 리우대회 은메달의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53대65로 진 한국은 리우대회 4위, 터키를 상대로 또다시 패하며 2연패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캐나다(1패 승점 1)를 꺾은 스페인(승점 4)이 2연승으로 조 1위를 달렸고, 터키(1승 승점 2)가 뒤를 이었다. 한국(2패 승점 2)은 터키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3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스페인, 캐나다, 터키, 콜롬비아, 일본과 토너먼트 진출을 다툰다. 조 4위 안에 들어야 8강에 갈 수 있다.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과 김동현(33·제주삼다수)이 각각 26점(10리바운드 8어시스트), 25점(11리바운드)으로 선전했지만 패배로 웃지 못했다. 에이스 김동현은 4쿼터 중반 5반칙 퇴장을 당해 아쉬움이 더 컸다. 터키는 크고 높은 신체 조건을 활용해 페인트 존, 미들레인지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속공 전개도 탁월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2분여 만에 조승현의 속공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다.
조승현도 2쿼터부터 종횡무진 활약했다. 2쿼터 종료 2분48초를 남기고 2득점으로 33-33 동점까지 쫓아갔다. 33-38로 뒤지며 전반을 마쳤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김영무 코치(43·서울시청)는 "스페인이나 터키는 예전에 우리가 20~30점 차이로 지던 팀이다. 그 두 나라와 하면서 시소게임을 벌였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이 두 경기 말고 나머지 세 경기를 모두 잡아서 8강에 간다는 목표였기 때문에 전초전을 충분히 잘 치렀고 내일 한일전부터가 진짜 승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은 27일 오후 8시30분 아리아케 아레나로 장소를 옮겨 개최국 일본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승리 없이 2패를 안고 있기 때문에 한일전이 토너먼트 진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코치는 "한일전은 제가 각오하고 다짐하고 선수들에게 상기시키기 전에 선수들의 정신이 각성돼 있다. 한일전에서는 모두들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그러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도쿄에서 열리지 않나.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유일하게 21년 전, 시드니대회를 경험한 맏형 김호용(49·제주삼다수)도 "(목표는) 첫 번째가 일본이다.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다른 거 빼고 일본은 이긴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한국은 한일전에서 2014년을 기점으로 6전 3승3패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경기에선 승리했다. 2019년 아시아오세아니아챔피언십 4강에서 69대61로 일본을 꺾었고 21년만의 패럴림픽 출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