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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장]세계 호령하던 韓 여자핸드볼, 어쩌다 추락하게 됐나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8-04 18:24

수정 2021-08-05 06:44

세계 호령하던 韓 여자핸드볼, 어쩌다 추락하게 됐나
도쿄(일본)=연합뉴스

[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충격이다. 대한민국 여자핸드볼이 무너졌다.



한국은 전통의 여자핸드볼 강국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을 '여자핸드볼의 영원한 강자'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한국 여자핸드볼은 남녀 핸드볼 역사상 처음으로 10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1988년 서울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금메달 영광을 안았다. 1984년, 1996년, 2004년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에서만 총 6개의 메달을 따냈다. 노르웨이와 함께 여자핸드볼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이다.

2010년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 아픔을 맛봤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렸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코로나19 탓에 제대로 된 경기를 하지 못했다. 일찌감치 시즌을 마친 한국은 전지훈련 및 친선경기 등을 준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계획이 틀어졌다. 연습경기 상대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표팀은 진천과 태백을 오가며 훈련했다.

본선 무대. 한국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흔들렸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에 연달아 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한-일전 승리로 반등하나 싶었지만, 이후 1무1패. 한국은 조별리그 1승1무3패를 기록했다. 자력으로 8강을 확정짓지 못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인 노르웨이-일본전에서 노르웨이가 승리한 덕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8강 상대는 '신흥강호' 스웨덴. 압도적 피지컬과 파워를 앞세워 최근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매서운 힘을 발휘했다. '디펜딩챔피언'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12점 차로 완파했다.

경기 시작. 역시나 만만치 않았다. 불과 36초 만에 한국의 골문을 열었다. 한국의 실수를 유발해 득점으로 연결하는 재치도 보였다.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국은 작전 시간을 요청해 전술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스웨덴의 기세를 막기는 어려웠다. 점수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30대39 완패. 명예회복을 노렸던 한국, 오히려 세계의 높은 벽만 확인했다.

이제 대회는 끝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단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앞으로 어떻게 명예를 회복할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이 아시아 최강으로만 머물러 있는 사이 세계의 벽은 높아졌다. 전술과 전력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경기 뒤 강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 다했지만 역시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본다. 많은 것을 느꼈다. 변화가 있지 않으면 점점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단순히 피지컬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옆 나라' 일본의 발전이 매섭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강호' 몬테네그로를 29대26으로 격파했다. 한국은 몬테네그로에 26대28로 패했다. 도쿄올림픽은 한국 핸드볼에 큰 숙제를 남겼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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