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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매경기 진화한 삐약이!' 막내온탑 신유빈의 첫 올림픽 도전이 끝났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8-03 13:32

수정 2021-08-0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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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기 진화한 삐약이!' 막내온탑 신유빈의 첫 올림픽 도전이 끝났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단체전 경기가 3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렸다. 신유빈이 네번째 단식경기에서 독일의 한잉에 패하고 아쉬워 하고 있다. 도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8.03/

'한국 여자탁구의 희망' 신유빈(17·대한항공·세계랭킹 85위)의 도쿄올림픽 첫 도전이 아쉽게 막을 내렸다.



추 감독이 이끄는 여자탁구 대표팀이 '리우올림픽 은메달팀' 독일에 석패해 4강행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신유빈,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세계랭킹 14위), 최효주(23·삼성생명·세계랭킹 64위)로 구성된 대한민국 여자탁구 대표팀은 3일 오전 10시 일본 도쿄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여자 단체전 8강에서 '난적' 독일에 게임스코어 2대3을 아쉽게 패했다.

독일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 멤버로 출전해 독일 탁구 사상 최초의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한 강호. 2명의 중국 베테랑 귀화선수 수비수 한잉(38·세계랭킹 22위)과 펜홀더 공격수 산샤오나(38·세계랭킹 33위), 왼손 에이스 페트리사 솔야(27·세계랭킹 16위)로 이뤄진 독일을 상대로 추 감독은 반전 대진을 내세웠다. 4강행을 위해 이겨야 사는 빅매치, 제1복식에는 지난 3월 국제탁구연맹 WTT 스타 컨텐더 도하 2021 여자복식 결승에서 일본 톱랭커조 이시카와 카스미-히라노 미우를 3대 0으로 돌려세우고 우승한 전지희-신유빈조가 나섰다. '수비 에이스' 한잉과의 제2단식, 톱랭커 전지희가 2-5세트를 책임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최효주를 내세웠다. 최효주가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했지만 3세트 전지희가 솔야를 3-0으로 돌려세우며 게임스코어 2-1로 앞서나갔다.

제4단식이 승부처였다. 추 감독은 '막내온탑' 신유빈에게 한잉 타파의 임무를 부여했다. 신유빈이 두려움 없이 38세 세계 최고 현역 수비수와 당차게 맞섰다.

1세트 0-6으로 밀리던 신유빈이 감을 잡았다. 3-6까지 따라붙었다. 상대의 깊은 커트에 포어드라이브로 맞섰다. 6-9까지 따라붙었다. 6-11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 한잉의 볼에 빛의 속도로 적응한 신유빈의 과감한 스매시가 작렬했다. 팽팽한 타이 흐름을 깨고 9-7로 앞서나갔다. 10-9까지 추격을 허용하자 추 감독이 벤치에서 타임아웃을 불렀다. 듀스 접전 끝에 12-10으로 가져왔다. 3세트 상대의 마구, 다양한 공격루트에 흔들리며 6-11로 내줬지만 4세트 신유빈은 끈질기게 맞섰다. 네트의 행운도 따랐다. 4-5까지 추격했다. 6-10에서 8-10, 9-10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9-11로 내주며 1-3으로 패했지만 메이저 세계대회가 처음인 '17세 탁구신동' 신유빈은 21세 많은 독일 백전노장을 상대로 겁없이 맞붙었다. 강력한 포어드라이브엔 패기가 넘쳤다. 수많은 게임수를 가진 한잉을 상대로 이렇게 파워풀한 플레이를 펼친 한국 선수는 역대로 없었다.

비록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신유빈의 첫 올림픽은 침체된 대한민국 여자탁구에 한줄기 빛이었다. 매경기 매세트 신유빈의 성장이 실시간으로 목도됐다. 올림픽 단식 2라운드에서 무려 41세 많은 '룩셈부르크 최고령 탁구 에이스' 니시아리안을 풀세트 접전끝에 돌려세우며 뜨거운 스타덤에 올랐다. 팬들은 '삐약이' 신유빈의 파이팅, 깜찍하고 솔직발랄한 화법과 해맑은 미소에 열광했다.

32강에선 세계 15위, 홍콩 톱랭커 두호이켐과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4로 패했다.

2일 단체전에서도 신유빈은 에이스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최효주와 함께 나선 제1복식, 제3단식을 가뿐히 잡아내며 8강행을 이끌었다. 강호 독일과의 4강전에서도 '베테랑' 한잉을 상대로 나이를 믿기 힘든 영리한 코스 공략, 가슴 시원한 포어드라이브로 왜 신유빈인가를 증명해보였다. '레전드' 현정화 SBS 해설위원은 "아쉬운 패배지만 한국 여자탁구는⅞ 이번 올림픽을 통해 신유빈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얻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메달을 따고 선수촌 자전거 타고 씽씽 달리고 싶다"던 유빈이의 첫 올림픽이 끝났다. 그리고 길이 끝난 곳에서 다시 길은 시작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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