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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15세 최연소'이은지 배영200m 출격! ZAZA출신 코치님의 따뜻한 응원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7-29 03:50

수정 2021-07-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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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최연소'이은지 배영200m 출격! ZAZA출신 코치님의 따뜻한 …
최연소 국대 여자배영 에이스 이은지와 그녀를 8년째 가르쳐온 권용주 V클럽 코치

"(이)은지가 수영장에서 자자(ZAZA) 노래만 틀어요."



7월 초, 이정훈 경영대표팀 총감독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진천선수촌에 합류한 대한민국 최연소 선수 '배영 에이스' 이은지(15·오륜중)의 안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선수촌이 처음인 막내 이은지의 기를 살리려, 훈련장 배경음악(BGM) 선곡권을 줬더니 이은지가 90년대 혼성그룹 자자의 명곡 '버스 안에서'를 줄기차게 틀더라는 것이다. 이유는 자명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8년째 '배영신동' 이은지를 가르쳐온 스승, 이은지가 가장 존경하는 멘토가 자자의 원조멤버 권용주 서울 V수영클럽 코치다.

햇살이 뜨겁던 7월 중순,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만난 권 코치는 애제자 이은지 이야기에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자자 해체 이후 방송이나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다. 지난해 JTBC 인기 예능 '슈가맨 시즌3'의 뜨거운 러브콜도 고사했다.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권 코치 역시 "솔직히 많이 흔들렸다"고 고백했다. 도쿄올림픽 선발전 훈련에 여념이 없던 때였다. 마음을 다잡았다. "한눈 팔아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미신 같지만 중요한 시기에 선수에게 가야할 운이 내게 올까봐 걱정도 됐다. 선수에게 갈 스포트라이트를 내가 받으면 안된다 생각했다. 은지가 올림픽 티켓을 따낸 후 그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6년전 위암 2기 판정 후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권 코치는 은지의 대회 현장엔 빠짐없이 동행했다. 밤새 운동역학, 생리학, 영법 원서를 번역해 독학하고 연구하고 공부하는 지도자다. 그 열정과 정성이 이 선수를 키웠다. 권 코치는 "가수활동을 그만두고 수영계로 돌아오면서 일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다시 인터뷰나 방송을 타는 일이 있다면 꼭 수영으로 성공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웃었다.

이은지는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실업 언니들을 줄줄이 제치고 배영 100-200m두 종목에서 기준기록을 가볍게 통과하며 도쿄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배영 100m에선 1분00초03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국 여자배영 100m에서 사상 최초로 1분 벽을 깰 샛별이 나타났다. 15세 여중생이 A기준 기록을 통과해 자력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건 한국 수영 사상 최초다. 도쿄올림픽 출전 확정 후 "와! 꿈인가? 중학교 졸업 전에 올림픽 나가는 게 목표였는데 와! 기분 좋아요"라며 '와! 와!'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또래 소녀였다. 이은지는 대한체육회 인터뷰에서 선수생활에 가장 큰 도움이 된 멘토이자 존경하는 인물로 한치 망설임 없이 "권용주 선생님"이라고 썼다.

수영선수의 길을 결심한 초등학교 2학년 이후 8년째 권 코치와 호흡을 맞춰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서울체고 수영장에서 처음 봤는데 발차기, 스타트 등 기본기가 무척 잘돼 있었다. 유연성, 힘, 감각, 센스를 봤을 때 잘할 수 있겠다 직감했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누가 봐도 신동은 틀림없는데, 그렇다고 아주 빨리 습득하는 스타일은 또 아니었다. 하지만 반복훈련으로 다져가면 결국엔 완벽하게 해내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권 코치는 이은지의 장점에 대해 "수영은 힘과 유연성이 결정 짓는다. 은지는 재능도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요가를 하며 장기적으로 관리를 해왔다. 코치의 지시를 잘 따르고, 끝까지 해내는 꾸준함이 있다"고 귀띔했다. "키에 비해 손발이 크고 킥도 좋다. 고관절의 유연성, 돌핀킥의 각도도 좋다. 그 기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몸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은 세상 모든 지도자와 선수의 꿈이다. 첫 제자가 올림픽에 나가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25일 자신의 첫 종목인 여자배영 100m 예선에서 최연소 2006년생 선수, 이은지는 1분 00초14의 기록, 전체 41명 중 20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29일 오후 8시9분 여자배영 200m 예선 2조 7번 레인에서 두 번째 물살을 가른다. 이은지의 개인 최고기록은 5월 경영대표선발전에서 기록한 2분09초87이다.

15세 어린 제자의 올림픽 진검승부를 앞두고 권 코치가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은지야,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평소에 하던 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합 잘 뛰고 오길 바란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어본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너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거야. 많이 배우고 더 큰 선수가 되어 돌아오길 바란다. 이은지 파이팅! 권용주 쌤이."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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