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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현장]'잘 싸웠다!' 韓 여자 에페 단체, 9년 만에 은메달 획득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7-27 20:36

수정 2021-07-27 20:37

'잘 싸웠다!' 韓 여자 에페 단체, 9년 만에 은메달 획득
사진=EPA 연합뉴스

[지바(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여자 에페가 9년 만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인정(31)-강영미(36)-송세리(28)-이혜인(26)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홀B에서 열린 에스토니아와의 도쿄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32대36으로 패했다. 한국 여자 에페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노렸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마지막 상대는 에스토니아였다. 세계랭킹 7위인 에스토니아는 8강에서 폴란드, 4강에서 이탈리아를 잡고 결승에 진출했다.

막이 올랐다. 초반은 좋지 않았다. 가장 먼저 피스트에 오른 '에이스' 최인정의 몸이 덜 풀린 듯했다. 2-4로 밀린 채 무대에서 내려왔다. '맏언니' 강영미가 분위기를 바꿨다. 빠른 발을 앞세워 7-7 동점을 만들었다. '막내' 송세라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13-11로 리드를 잡았다.

엎치락뒤치락 접전이 펼쳐졌다. 한국이 달아나면 에스토니아가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한국이 6라운드까지 22-21로 앞서나갔다.

변수는 7라운드였다. 양 팀의 대체 선수가 무대 위에 올랐다. 1995년생 이혜인과 1980년생 이리나 엠브리치의 대결. 베테랑 엠브리치는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이혜인은 다소 주춤하는 듯했다. 한때 리드를 빼앗겼다. 하지만 이혜인은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 24-24.

경기는 다시 원점. 그 누구도 섣불리 공격하지 못했다. 팽팽한 긴장감만 흘렀다. 8라운드까지 26-26 긴장감이 흘렀다.

마지막 9라운드. 에스토니아 카트리나 레헤스가 연속 득점하며 앞으로 치고 나갔다. 최인정이 추격했지만, 승패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한국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간절했다. 절실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펜싱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앞서 열린 에페, 사브르, 플뢰레 남녀 개인전에서 동메달 하나에 그쳤다. 에페 여자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세계랭킹 2위' 최인정은 개인전 32강에서 아이자나트 무르타자에바(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 패했다. '세계랭킹 8위' 강영미 역시 사토 노조미(일본)에게 석패했다. 송세라(18위)는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지만, '세계랭킹 1위' 아나 마리아 포페스쿠(루마니아)를 만나 고개를 숙였다.

충격적인 성적표. 이를 악물었다. 단체전 세계랭킹 4위인 한국은 8강에서 미국(5위)을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두 번째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중국이었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중국과 격돌한 경험이 있다.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이번에는 달랐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거침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중국을 38대29로 크게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파이널 매치. 한국은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새 역사에 도전했다. 한국 여자 에페는 사상 첫 금메달을 노렸다. 한국 여자 에페는 아직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없다. 개인전에서는 입상 기록이 없다. 단체전은 2012년 런던 대회 은메달이 유일.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또 하나의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지바(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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