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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현장인터뷰]'버저비터 역전 발차기승' 이다빈 "이런 경기 난생 처음, 종주국 자존심 지켰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7-27 16:40

'버저비터 역전 발차기승' 이다빈 "이런 경기 난생 처음, 종주국 자존심…
지바=연합뉴스

[지바(일본)=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이런 승리는 난생 처음이다. 꼭 이기고 싶었다.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태권도 여자 국가대표 '스마일 퀸' 이다빈이 대망의 결승전에 선착했다.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세계 최강 비잉카 워크덴을 눌렀다. 모두를 놀라게 한 최고의 명승부였다.

그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정말 분석을 많이 하고 들어갔다. 이번 경기 전 상대전적은 2승2패였다. 꼭 이기고 싶었다. 간절한 승리였다. 막판에 2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발차기를 해야 했다. 얼굴을 차고 떨어지는데 시간이 0으로 바뀌는 걸 봤다. 승리였다"고 말했다.

이다빈(25·서울시청)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벌어진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준결승전서 웨크덴(30·영국)과 접전 끝에 25대24으로 제압, 결승에 올라갔다. 버저비터가 울릴 때 역전 헤드킥을 성공시켰다.

5년 전 리우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웨크덴은 올림픽랭킹 1위.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스타다. 워크덴은 8강서 데니스(카자흐스탄)를 가볍게 제압했다.

이다빈은 1라운드 상대의 연속 감점으로 먼저 앞서 나갔다. 워크덴은 생각 처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듯 보였다. 이다빈의 빠른 발을 잡지 못했다. 이다빈이 3-1로 리드했다.

이다빈은 2라운드 초반 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상대 발차기에 몸통을 맞았다. 난타전이 이어졌다. 헤드킥이 주효했다. 서로 주고 받았다. 10-10 동점으로 마쳤다. 대접전이었다.

승부는 3라운드에서 갈렸다. 이다빈이 헤드킥을 먼저 적중시켰다. 상대는 감점까지 받았다. 비디오 리플레이를 통해 바로 잡았다. 상대도 따라붙었다. 숨막히는 싸움이었다. 양쪽 감독들이 플레이에 대한 비디오 리플레이 요청이 이어졌다. 1점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 팽팽한 싸움에서 이다빈이 승리했다. 19-14까지 벌어졌다. 그후에도 난타전이 펼쳐졌다. 19초를 남기고 동점. 그리고 1점을 빼앗겼다. 역전 당했다 막판에 헤드킥으로 대역전했다.

이다빈은 "웨드덴이 기가 센 선수다. 그런데 2라운드 들어가는데 눈빛이 흔들렸다. 지고 싶지 않았다. 3라운드 19-14로 앞선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따라잡힐 수 있다고 봤다. 난타전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다빈은 8강전서 도미니카공화국 로드리게스(30)를 손쉽게 꺾었다.

올림픽 첫 도전인 이다빈은 현재 올림픽랭킹 5위다. 이 체급은 강자들이 많다. 영국의 워크덴(1위) 중국 정슈인(2위) 세르비아 만디치(3위) 등이 출전했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다. 이다빈은 상대적으로 키는 작은 반면 빠른 발과 스피드를 이용해 공격한다. 이다빈이 우승 후보는 아니지만 결코 얕볼 실력은 아니다.

이다빈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먼저 시작했다. 그런데 기숙사 생활을 하지 말라는 가족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축구를 포기하고 친구 따라 태권도로 전향했다. 고교생(효정고)으로 나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6년 리우올림픽엔 랭킹포인트가 낮아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그 대회를 TV로 지켜보면서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이다빈은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바(일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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