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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한을 품은 여검객들' 한국 여자에페 단체 銀 확보, 중국 꺾고 결승행. 에스토니아와 결승 대결

이원만 기자

입력 2021-07-27 14:53

'한을 품은 여검객들' 한국 여자에페 단체 銀 확보, 중국 꺾고 결승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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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개인전 실패의 한이 한국 '여검객들'의 투혼을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한국 여자 에페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강적' 중국을 쓰러트리며 결승에 올랐다.



최인정과 강영미, 송세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에페팀은 27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B홀 옐로우 피스트에서 열린 여자 에페 단체전 4강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접전 끝에 38대29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에서는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에스토니아와 '금빛 칼부림'을 펼친다.

한국 여자 에페는 개인전에서 고전했다. '세계랭킹 2위' 최인정이 지난 24일 열린 개인전 32강에서 '복병' 무르타자에바에게 일격을 당했다. 세계랭킹 258위의 선수였다. 또한 강영미도 32강에서 사토 노조미(일본)에게 졌고,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송세라 또한 아나 마리아 포페스쿠(루마니아)에게 덜미를 잡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개인전에서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고개를 숙였던 여자 펜서들은 다시 검을 움켜쥐었다. 단체전에서 명예 회복에 나섰다.

8강전에서 미국을 물리치고 기세를 끌어올린 한국 여자 에페는 중국과 힘겹게 싸웠다. 에페 단체팀의 '막내' 송세라가 첫 주자로 나섰다. 중국의 1라운드 주자는 주밍예. 송세라가 시작 직후부터 매우 공격적으로 나갔다. 하지만 오히려 주밍예가 이를 노렸다. 막고 찌르기 등 역습으로 3연속 득점. 한국이 0-3으로 뒤졌다. 그제야 침착함을 되찾은 송세라가 연속 2점을 만회하며 2-3으로 바통을 넘겼다.

한국의 2라운드 주자는 최인정. 중국은 에이스 순이원이 나왔다. 처음부터 불꽃이 튀었다. 동시 득점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순이원이 먼저 1점을 추가하며 5-3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한국 에페의 에이스 최인정이 기세를 올렸다. 연속 4득점을 따내며 역전을 일궈냈다. 순이원은 라운드 중간 부상 증세를 호소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3라운드가 시작됐다. '근수저 베테랑' 강영미 차례. 중국에서는 린 성이 나왔다. 팽팽한 접전 끝에 서로 2점씩 따내며 3분을 다 썼다. 여전히 한국이 9-8로 앞서 있었다. 4라운드에서 한국은 송세라, 중국은 순이원이 나왔다. 송세라가 연속 득점으로 점수차이를 벌렸다. 순이원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부상이 꽤 심한 듯 했다. 결국 라운드 중간에 P카드(예비선수)로 대기하던 쉬안치로 교체됐다. 4라운드에서 중국의 부상 이슈를 틈타 한국이 13-9로 격차를 벌렸다.

5라운드는 '베테랑 대결' 중국의 베테랑 주밍예와 한국의 강영미가 마주 섰다. 주밍예는 노련했다. 초반 3연속 득점하며 12-13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강영미도 노련하긴 마찬가지. 라운드 후반 날카로운 칼놀림으로 주밍예의 허를 찌르며 2점을 뽑아내 15-12리드로 다시 격차를 벌렸다. 6라운드 최인정과 린 성은 2-2로 맞섰다. 여전히 한국의 3점차 리드 유지.

7라운드가 고비였다. 강영미와 중국의 대체선수 쉬안치가 만났다. 키가 큰 쉬안치가 신장의 우위를 적극활용해 3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강영미가 뒤늦게 1점을 뽑았지만, 다시 실점해 18-18. 강영미가 마지막에 힘을 냈다. 26초를 남기고 1점을 더 뽑아 다시 19-18 리드를 만들고 라운드를 끝냈다.

8라운드는 막내 대결. 송세라가 린 성을 상대해 50초 만에 1점을 먼저 뽑았다. 서로 수비 견제가 팽팽했다. 좀처럼 득점이 나지 않았다. 다시 30초 뒤 송세라가 추가득점. 점수차가 다시 3점으로 벌어졌다. 송세라의 몸놀림이 더 날카로워졌다. 50여 초를 남기고 2점을 더 추가해 4-0으로 완벽하게 라운드를 지배했다. 점수차가 5점으로 벌어진 순간. 결정타를 날린 셈이었다.

마지막 9라운드. '에이스' 최인정이 나왔다. 중국은 주밍예. 최종 라운드라 불꽃 튀는 공격이 이어졌다. 주밍예가 3연속 득점으로 21-23까지 따라왔다. 세계랭킹 2위 최인정도 마찬가지로 3연타로 갚아줬다.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쉴 새 없이 득점 불빛이 켜졌다. 3분 동안 주밍예가 11점을 뽑았다. 하지만 최인정은 15점을 냈다. 한국이 결승에 올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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