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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리포트]올림픽이 위험하다, 노마스크 활보하는 日 '안전 불감증'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7-25 10:55

수정 2021-07-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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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위험하다, 노마스크 활보하는 日 '안전 불감증'
사진=연합뉴스

[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마스크좀 써 주세요!"



조금 '답답'했던 3일의 자가 격리가 끝났습니다. 첫 행선지로 대한민국 전통의 효자종목. 양궁 경기가 열리는 유메노시마양궁장으로 향했습니다.

어,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갑자기 어질어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일본 시민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일본의 청소년들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자전거를 타며 거기를 활보했죠. 일본 정부는 분명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도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코로나19 방역 개념은 무척이나 낮은 듯했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코로나19 최대 확진자수를 찍는 게 바로 그 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 언론은 개막을 앞두고 너나할 것 없이 영국의 코로나19 방역규제 소식을 전하기 바빴습니다.

경기장 내 환경도 딱히 다르지 않았습니다. 양궁 경기장 출입 때부터 당황스러웠습니다. 경기장 출입을 위해서는 지정된 기계에 얼굴과 ID카드를 인식해야 합니다. 이때는 불가피하게 잠시 마스크를 벗어야 하죠. 일본의 안내원들은 이를 설명한답시고 줄곧 마스크를 벗어댔습니다. 마스크를 벗은 얼굴로 안내를 해서 '경악'하게 했죠. 그들을 향해 제발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두기를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스크를 벗고 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 듯 했습니다. 한참 지난 뒤에야 "알았다"며 '코스크'를 썼습니다.

경기장 내 미디어센터에도 '코스크', '턱스크', '노마스크' 인파가 가득했습니다. 한국 취재진 사이에서는 '무서워서 못 있겠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나와도 무리가 아니다'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누군가는 KF94 방역 마스크를 쓰고도 "한 장 더 착용해야겠다"고 했습니다.

양궁장 미디어센터는 텐트형 가건물입니다. 천장은 비닐로 돼 있어서 흡사 비닐하우스와 같습니다. 밖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건물 안의 온도도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좁은 곳에 수 백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습니다. 취재석은 커녕 일부 취재진은 자리를 잡지 못해 바닥에 앉아 일을 처리했습니다. 책상에는 '옆 사람과 1m 거리를 두시오'라는 프린트가 붙어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기저기서 위험한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채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발생했습니다. 취식 구역에서 밀려나 취재석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도쿄올림픽 관계자는 "식사는 반드시 지정된 구역에서만 하세요"라고 말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였습니다. 적극적인 제재도 없었습니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증가하고 있습니다. 선수촌 내 확진 판정도 더 이상 이슈가 아닌 듯합니다. 개막식 '노마스크' 선수들이 속출한 것. 다 이유가 있는 모양입니다. 코로나19 탓에 1년 미뤄진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 취소 논의가 됐던 올림픽. 가까스로 개막한 올림픽에도 일본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듯했습니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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