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수고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었다. 동메달을 딴 태권도 '원더보이' 장 준(21·한국체대)은 살짝 웃음을 되찾았다. 그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목표는 우승이었는데 동메달이라 아쉽다. 준결승에서 져 마음을 많이 다쳤는데 주변에서 동메달을 따야한다고 격려해줘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라 동메달이라도 잘 한 거라고 했다. 마지막 경기에선 부담이 없어 경기력이 잘 나왔다. 태극기 세리머니를 했는데 1등 하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준은 이번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2019년 한 해 동안 그는 세계 무대를 평정하다시피 했다. 1년 전 도쿄올림픽을 기대했다. 좋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었다. 2020년 1월, 국내 대표 선발전에서 선배 김태훈까지 제압했다. 당시 기세와 경기력이었다면 장 준을 당할 자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 2월, 코로나19 팬데믹 악재가 터졌다. 도쿄올림픽이 1년 뒤로 늦춰졌다. 장 준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선수들은 국제대회 출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국내에서 나름 착실히 준비했지만 아무래도 국제대회 실전 감각이 무뎌졌다. 신예 외국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대비도 결과적으로 부족했다.
현재 세계태권도연맹 올림픽랭킹 1위인 장 준은 금메달은 아니지만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올림픽 첫 출전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델라킬라(이탈리아)가 차지했다. 정상적인 시나리오 대로 였다면 장 준이 델라킬라와 결승전에서 대결하는 구도였다. 젠두비는 은메달. 전문가들은 "장 준이 아직 젊다. 그의 고속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다음 2024년 파리올림픽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지바(일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