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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장]태권 에이스 이대훈의 마지막 올림픽, 그랜드 슬램 향한 '금빛 발차기'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7-22 21:44

수정 2021-07-25 00:05

태권 에이스 이대훈의 마지막 올림픽, 그랜드 슬램 향한 '금빛 발차기'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권도 대표팀 선수단이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대훈이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7.21/

[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29).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메달 한을 풀 수 있을까.



이대훈은 25일 일본 지바현의 마쿠하리메세홀A에서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에 출격한다.

이대훈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벌써 12년째 국가대표 개근. 부상 위험이 큰 격투기 종목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꾸준함. 그만큼 많은 경력을 쌓았다. 그는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부터 5연속 진출해 남자 63㎏급에서 2개, 68㎏급 1개를 품에 안았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태권도 종목 사상 최초로 3연속 정상에 올랐다. 2010년과 2014년에는 64㎏급, 2018년에는 68㎏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체급은 바뀌었어도 실력에는 변함없었다. 이 밖에도 월드그랑프리(GP) 파이널에서 2015년부터 5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세계태권도연맹(WT) 올해의 남자 선수에도 무려 네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빼어난 실력만큼이나 이대훈을 빛나게 한 것. 바로 태권도 정신이었다. 그는 패자에 대한 배려 등 경기 외적인 모습에서도 세계 태권도계의 모범이 됐다.

다 가진 이대훈. 단 하나가 부족했다. 바로 올림픽 금메달. 2012년 런던에서는 58㎏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2016년 리우에서는 68㎏급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태권도 선수가 올림픽에서 체급을 달리해 2회 연속 메달을 딴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대훈이 유일하다. 2연속 올림픽 메달을 딴 것도 한국 남자 태권도 선수로는 이대훈이 최초다. 하지만 그는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랜드 슬램 달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 무척이나 어려웠다.

도쿄올림픽은 그에게 마지막 대회일 수 있다. 그는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는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태권도의 좋은 점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금메달까지 닿지 못한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 (현재) 컨디션이 괜찮다. 이런 상태를 유지해서 경기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 각오는 사실 첫 출전이나 두 번째 출전이나 이번도 다 똑같다. 다만, 이번에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후회 없이, 재미있게 경기하고 싶은 마음이다. 원하는 경기력을 내면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이번 대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세계랭킹 1위 이대훈은 비교적 무난한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7월1일 랭킹 기준으로 올림픽 시드를 배정했다. 이대훈은 세계랭킹 2위 브래들리 신든(영국)이나 3위 자오솨이(중국)와는 결승에서나 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태권 에이스의 마지막 도전. 태권 종주국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한국은 태권도 첫 날 동메달 하나를 목에 걸었다. 내심 금메달 두 개를 노렸던 상황. 이대훈은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열정적인 플레이가 막을 올린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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