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준은 세계 태권도계가 가장 주목하는 기린아다. 혜성 처럼 국가대표로 성장했고, 2019년 세계 무대를 평정했다. 그냥 정상에만 선 것이 아니다. 그의 경기력은 태권도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태권도가 나아갈 미래의 길을 보여준 듯 했다.
장 준은 지루한 태권도를 용납하지 않는다. 공격하고 또 공격한다. 긴 하체를 이용한 다양한 발차기 공격은 상대의 얼굴과 몸통을 언제, 어떤 자세에서도 구사한다. 뒤돌아서 상대의 등 뒤를 감아차기도 한다. 장 준이 가장 즐겨하는 '뒤 후려차기'다. 전문가들은 장 준은 발을 마치 펜싱의 검 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고 평가한다. 근접했을 경우 상대가 방심하거나 무게 중심이 무너졌을 땐 양발로 감아서 헤드킥을 날린다. 방향과 자세에 관계없이 좌우에서 마구 발이 상대 얼굴로 날아간다.
장 준은 이번 도쿄에서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 토르토사(스페인) 하디푸르 세이갈라니(이란) 등과 우승을 다툴 것이다. 장 준이 이미 다 붙어봤던 상대들이다. 올림픽 태권도는 16강전부터 진행한다. 체급별로 국가별로 단 한 명만 출전권을 갖는다. 그래서 태극마크를 다는 것 조차 어렵다. 장 준은 도쿄올림픽에 가기 위해 2016년 리우대회 동메달리스트 선배 김태훈을 눌렀다. 도쿄올림픽 출전권 놓고 치른 올림픽 대표 결정전(3전 2선승제)을 했다. 장 준은 작년에 2018년 몇몇 선수와 함께 선수촌을 무단 이탈해 술을 마시고 복귀한 게 뒤늦게 알려져 2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철부지' 장 준이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