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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위기의 한국 레슬링, 류한수 앞세워 도쿄에서 부활할까

김용 기자

입력 2021-07-20 17:11

수정 2021-07-21 06:00

 위기의 한국 레슬링, 류한수 앞세워 도쿄에서 부활할까
◇류한수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위기의 레슬링, 도쿄에서 부활할 것인가.



하계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이면, 늘 활기차고 설렘을 주던 선수들이 있었다. 바로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들이었다. 레슬링은 한국 올림픽 메달 텃밭 중 하나였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양정모가 한국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최초의 금메달을 포함, 무려 11개의 금메달이 레슬링에서 쏟아졌다.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올림픽 2연패를 차지한 '작은거인' 심권호라는 초대형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레슬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베이징, 2016 리우올림픽에서 노골드 수모를 겪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김현우가 그나마 자존심을 살린 게 위안거리였다.

한국은 크레코로만형의 강국으로 인정받았지만, 이제 그 간판도 내준 지 오래다. 이런 와중에 한국 레슬링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초상집이 됐다. 지난 5월 올림픽 세계 쿼터 대회를 앞두고 해외 원정을 떠난 선수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올림픽 티켓은 커녕,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도 못하는 상황에 망연자실 했다. 레슬링 간판스타 김현우도 코로나19 불운을 빗겨가지 못하며 결국 이번 도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이번 도쿄올림픽에는 크레코로만형 72kg 류한수(33) 그리고 130kg급 김민석(28) 단 2명이 출전한다. 역대 올림픽 출전 최소 인원이다. 일단 확률적으로 메달 획득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위안인 건, 김현우와 함께 레슬링 대표팀을 이끌어온 류한수가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베테랑 류한수는 리우올림픽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었다. 당시 기량이 절정에 올라있었다. 하지만 8강에서 떨어졌다. 그 한을 이번에 도쿄에서 푼다는 각오다. 세계선수권대회 두 차례, 아시안게임 두 차례, 그리고 아시아선수권대회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류한수는 올림픽 금메달만 목에 걸면 한국 레슬링 사상 네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출전일 수 있기에, 이를 더 악물 수밖에 없다.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동메달을 따냈던 최중량급 기대주 김민석도 다크호스다. 힘이 좋은 서양 선수들의 체급이라고 여겨지지만, 집중력을 발휘한다며 충분히 메달권에도 진입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레슬링 뿐 아니라, 레슬링이라는 종목 자체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힘을 내야 한다. 레슬링은 최근 십수년간 재미가 없다는 평가와 함께 부정부패, 편파 판정 논란에 휩싸이며 이번 도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에서 제외될 뻔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규정을 손질하고 집행부를 교체하는 등의 노력을 펼친 끝에 정식 종목 지위를 회복했다.

인기 회복의 일환으로 이번 도쿄올림픽부터 '파테르'가 부활한다. 점수가 더 많이 날 수 있어 보는 재미는 더해진다. 하지만 류한수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류한수는 그라운드보다 스탠딩 기술이 좋은 선수. 반면, 류한수가 금메달까지 가는 길에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독일의 프랭크 스태블러는 그라운드 기술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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