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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군의 도쿄라이브]'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은 도쿄올림픽에 박수를 보낼까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7-19 13:34

수정 2021-07-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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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은 도쿄올림픽에 박수를 보낼까
AP연합뉴스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과연 후대 역사가들은 이번 2020년 도쿄올림픽을 어떻게 기록하고 평가할까.'



기자는 18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도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코로나19 검사 및 서류 확인 작업 등을 거쳐 공항에서만 7시간 정도를 대기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열리는 지구촌 스포츠 축제 취재를 위한 불가피한 입국이라 특수성을 감안할 수 있었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여할 선수들도 똑같은 절차를 통과해 일본에 입성하고 있다.

도쿄의 분위기는 23일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보통의 설레임과는 좀 거리가 있다. 현지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일본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어한다. 처음 겪는 일들이 많아 어렵고 시행착오도 있다. 물론 일부에선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을 왜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도쿄 뿐 아니라 서울 그리고 전세계가 코로나19로 1년 반 동안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보급이 전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또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개막 이후 약 2주간의 올림픽 기간, 코로나 변수가 어디로 튈지는 현재로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18일 밤에는 일본 스가 총리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IOC) 등 간부들을 환영하는 행사를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과 엄혹한 분위기를 고려해 술과 음식 없이 단촐하게 1시간 동안 진행했다고 한다. 도쿄도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사태가 발효 중이다.

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영빈관 밖에선 올림픽 개최와 환영 행사 반대 시위가 열렸다.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번 대회는 수십조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결국 일본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간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아닌 보통의 올림픽이었더라도 모두가 찬성하는 올림픽 대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찬성과 반대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은 도쿄도민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대회라는 인상이 강하다.

지난 8일 도쿄올림픽 5자 회의는 긴급사태 이후 코로나 확산 방지 차원에서 거의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무관중 결정을 했다. 이에 최근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요시마 마야(삼프도리아)가 "무관중, 누구를 위해 올림픽인가. 다시 유관중을 검토해달라"는 방송 인터뷰를 했다. 확산 방지도 좋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를 팬들이 직관할 수 있게 해달라는 호소였다. 그의 작심 발언에 많은 팬들이 공감하기도 했다.

또 최근 며칠 전에는 한국과 일본이 선수촌에 걸린 '이순신 장군 메시지 응원 플래카드'를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극우단체가 욱일기를 들고 나와 기습시위도 맞대응했다. 결국 IOC가 일본 쪽 선을 들어주며 플래카드가 교체됐다. 이번 대회 곳곳에서 이 같은 한-일의 날선 감정 싸움이 폭발할 불씨가 도사리고 있다.

쿠베르탱의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며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들자'는 게 요지다. 지금까지의 도쿄올림픽은 올림픽 정신만 놓고 볼 때 후하게 점수를 주기 어렵다. 대회가 시작되고 글로벌 스타 플레이어들이 구슬땀을 흘려 감동적인 장면과 기록들을 쏟아낸다면 대회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일본 정부, 조직위 그리고 IOC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8월 8일 폐막을 기다릴 것이다. 도쿄(일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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