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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외풍에 묻힌 올림픽, 묵묵히 땀 흘리는 태극전사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6-28 17:24

수정 2021-06-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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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에 묻힌 올림픽, 묵묵히 땀 흘리는 태극전사
사진=연합뉴스

[진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D-25.



28일, 태극전사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선수촌내 중앙 전광판에서는 'D-25' 글자가 굵게 반짝였다. 무려 5년을 기다린 꿈의 무대. 도쿄올림픽이 그야말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태극전사들은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6~7개, 종합순위 10~15위를 목표로 막판 담금질에 한창이다. 이번 대회에는 29개 종목에서 226명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리우올림픽(24종목 204명)보다 늘어난 숫자다. 최종 엔트리 제출은 7월 5일.

결전을 앞둔 선수들의 시계는 벌써 도쿄로 향했다. 사격 선수들은 대회가 열리는 경기 시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조현진 사격대표팀 감독은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가 대회 기간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최강' 양궁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실전 무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세트에서 훈련하고 있다.

골든 데이를 정조준하는 태극전사들. 표정에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공존했다. 금메달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양궁여제' 강채영(25)은 "이제 좀 실감이 난다. 기대를 많이 해주셔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처음이지만 재미있게 도전하겠다. 후회없이 하고 오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할 수 있다'로 대한민국을 감동시킨 펜싱의 박상영(26). 한 단계 성숙한 모습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며 8㎏ 감량했다. 리우 때보다 더욱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과거 금메달 영상을 보면 나 역시도 힘이 난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생애 첫 올림픽을 앞둔 역도 76㎏ 이하급의 김수현(26)은 "첫 올림픽이지만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금메달을 따고 싶어서 머리도 금색으로 염색했다. 훈련은 열심히 했다. 이제는 강력한 멘탈을 묶어 도쿄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이런 올림픽은 없었다"고 한숨을 내쉴 정도다.

이유가 있다.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공포가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다. 27일 일본 NHK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283명. 도쿄에선 38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끝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고 정치, 외교 이슈가 터지고 있다. '방사능 식자재', '욱일기' 논란이 연거푸 불거졌다.

이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 관련 기구가 면밀하게 식자재를 검토한다는 전제 아래 우리 선수들에겐 생선 종류의 섭취와 관련해 교육을 진행할 것이다. IOC나 도쿄조직위원회에서도 욱일기 자제를 강조할 것이다. 경기장 내에서는 욱일기를 들지 못할 것이다. 이 문제는 중국, 러시아와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위기 속에서도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선수들은 '1년 더' 기다린 올림픽을 향해 묵묵히 전진하고 있다.

다섯 번째 올림픽을 앞둔 '사격의 신' 진종오(42)는 "내 나이만큼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다. 음식 걱정도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대한체육회에서 신경을 써 주신다고 했다. 우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잘 다녀오겠다. (역전의 신인데)처음부터 잘 맞췄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꽃미남 펜서' 오상욱(25) 역시 "세계랭킹 1위라는 타이틀이 부담보다 자신감으로 다가온다. 코로나19 회복 뒤 훈련하는 과정에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열린다. 많은 부분에서 염려가 된다. 유도 등에서 일본과 메달 종목이 겹친다. 일본은 관중도 들어온다고 한다. 우리 선수들이 가시 힘내 싸울 수 있도록,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올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진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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