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배드민턴 국가대표선발전 개혁안...수학자까지 동원하는 이유

최만식 기자

입력 2021-05-13 06:12

배드민턴 국가대표선발전 개혁안...수학자까지 동원하는 이유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더이상의 잡음을 없애라.'



한국 배드민턴이 국가대표 선발전 개혁을 놓고 '묘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선발전 개혁안의 '큰그림'이 나온 가운데 공정성을 더 높이기 위한 것인데, 수학-통계학자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6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국가대표 선발전 개혁안의 밑그림을 통과시켰다. 다음달 협회 이사회를 통해 최종안을 마련한다.

이번 개혁안은 지난 1월 실시된 2021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불공정 시비가 불거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여자복식 정경은(31·김천시청)은 정성평가로 이뤄지는 평가위원회의 평가 배점에 공정성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협회의 조사 결과 선발 과정의 비리는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선발 방식 개혁에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됐다.

이에 협회의 신임 수장으로 당선된 김택규 회장이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해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하게 됐다. 경향위에서 논의된 새로운 선발방식 초안에 따르면 문제가 됐던 복식 종목의 경우 단식과 마찬가지로 풀리그 평가경기를 치러 순위에 따라 결정한다. 평가위원의 정성평가는 배제한다. 협회는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새 평가방식에 따라 선발전을 다시 치러 국가대표팀을 구성할 방침이다.

종전 방식은 평가전 50%+평가위원회 평가 50%였다. 단식은 100% 평가전 결과를 반영했다. 단식과 복식의 종목 특성 때문에 이런 방식을 취했던 것. 협회는 "선발전 결과 커트라인 공동 순위자 등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성평가를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데 원칙은 나왔으나 세부방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복식 종목의 특수성 때문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세계랭킹, 국내대회 성적에 따라 단식 각 16명, 복식 각 24명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단식은 풀리그를 치러 성적 순으로 뽑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복식은 파트너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된다. 소속팀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파트너가 따로 있다. 고정 파트너끼리 선발전에 참가하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을 받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종전 방식대로 선발전 현장에서 추첨으로 파트너를 새로 정하면 최상의 경기력을 평가하기 힘들다. 그야말로 '복불복'이어서 추첨으로 기존 파트너를 뽑는 행운을 잡으면 또 불공정하게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협회는 복식의 A선수가 다른 참가자 23명과 돌아가며 짝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을 정해놓고 경기 방식을 어떻게 할지 연구하고 있다. 단순히 1명 당 23명과 조를 짤 경우 경기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12명씩 2개조로 나눌지, 풀리그가 아닌 토너먼트를 할지 등의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수학-통계학 전문가의 자문까지 받기로 한 것이다.

각각의 변수를 대입했을 때 경기수가 몇개나 나오는지 과학적으로 산출돼야 선발전 일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복식은 파트너의 신체조건, 플레이 성향, 유대감 등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상'의 방식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힘들고 '최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김중수 협회 부회장은 "전문가의 자문이 나오는 대로 무결점은 아니더라도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면서 "올해 새 제도를 시행해보고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 계속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