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인터뷰가 무서워' 태권도 세계 랭킹1위 장 준의 풋풋한 진면목, "선수단 첫 메달은 내 손으로"

이원만 기자

입력 2021-04-15 17:44

'인터뷰가 무서워' 태권도 세계 랭킹1위 장 준의 풋풋한 진면목, "선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호리호리한 체구에 '바가지' 머리를 한 청년은 입이 마른 지 자꾸만 입술을 핥았다. 상대를 매섭게 쏘아보던 '세계랭킹 1위'의 매서운 눈빛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뷰 초짜' 티가 역력한 21살 청년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질문이 마치 상대의 거센 발차기처럼 느껴졌나보다. 급기야 답변을 하다 숨이 막히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래도 '금메달'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다시 날카로운 눈빛이 살아났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58㎏급에 출전하는 장 준(21)의 '힘겨웠던 첫 인터뷰'였다.

장 준은 지난 14일 충북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G-100 미디어데이' 때 취재진과 만났다. 태권도 훈련장에서 올림픽 3회 출전인 이대훈에 이어 수많은 취재진 앞에 섰다. 장 준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진천선수촌도 방역 때문에 철저히 외부와 차딘됐다. 선수들도 좀처럼 미디어를 만날 일이 없었다. 그나마 이대훈 등 베테랑 들은 인터뷰 경험이 많지만, 장 준은 그렇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 각오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참 답하던 장 준은 어느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눈빛이 흔들리는 '멘탈 붕괴'의 조짐이었다. 그나마 이를 지켜보던 이대훈과 취재진이 장 준을 달래줘 다시 인터뷰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는 "질문이 뭐였죠?"라고 재차 물은 뒤에야 "올림픽 같은 큰 대회는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모범답안'을 간신히 내놨다.

장 준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국 선수단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태권도가 종전에는 올림픽 후반부에 치뤄졌는데,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대회 극초반으로 당겨졌다. 7월 23일 개막이고, 태권도는 24일에 치러진다. 장 준이 승승장구한다면, 선수단 '1호'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다. 장 준은 이미 이런 일정을 알고 있었다. 그는 "한국선수단의 첫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얘기를 이미 들었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