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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AI 베팅 강화…신사업 기반 성장 돌파구 마련 총력전

김세형 기자

입력 2024-02-13 19:25

통신사가 인공지능(AI) 사업 강화에 나섰다. 초거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신사업 기반 핵심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업체 간 협력·실용성 강화 등 방향성은 다르지만, AI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은 동일하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수 확대가 한계를 보이는 가운데 AI 기술과 서비스 등을 통한 고객 유치에 나서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5일 열린 지난해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인공지능' 또는 'AI'를 총 61번 언급했다. 컨퍼런스콜의 진행시간이 1시간 정도 소요된 것을 고려하면 1분에 1번 이상 AI를 언급한 셈이다. KT는 초거대 인공지능 '믿음'을 바탕으로 AI 전환 역량을 강화하고,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LG유플러스는 상반기 특화 언어모델 '익시젠' 공개와 인공지능·데이터 사업 내재화 등을 강조했다.

통신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AI를 강조하는 데는 본업인 이동통신 매출 성장이 계속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다.

국내 통신 3사 별도 기준 무선 서비스 매출은 전체의 약 35.5∼83.8%를 차지한다. 2019년 5G 상용화 이후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의 요금제 전환이 매출 신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가 60∼70%대에 달하고 지난해 9월 가입자 증가율이 1%를 밑돌았다. 5G가 상용화된 지 4년 반 만이다. 알뜰폰 및 저가 요금제 이용자 수가 늘어난 점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의 지난해 별도 기준 이동전화 수익은 10조5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0.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LG유플러스와 KT도 비슷했다. 각각 무선 사업 실적은 전년 대비 2%, 2.3%가 늘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내세웠던 것을 고려하면 소폭 수준에 그친다.

통신사들이 6세대 이동통신(6G)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주파수 검증과 상용화까지 최소 4∼5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6G 서비스가 본격화되기 이전까지 AI 관련 사업 경쟁력이 실적 상승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통신사들이 AI 관련 서비스 경쟁력을 적극 알리는 이유다.

SK텔레콤은 상반기 도이치텔레콤, 싱텔 등과 개발하는 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공개하고, AI 비서 '에이닷'에 '킬러 서비스' 추가를 예고했다. KT는 저수익 한계 사업 합리화 기조 속에서도 고객 중심 AI 응용 기술과 서비스·플랫폼을 개발하는 'AI 테크랩'을 신설해 수익화를 촉진한다. 인프라부터 응용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AI 풀스택' 전략을 채택, 초거대 인공지능 '믿음'(Mi:dm)도 콜센터 등에 활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과 미들웨어 플랫폼 'UGPT플랫폼' 등을 바탕으로 각종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추천 요금제, 문제 해결법 등을 제시하는 AI 챗봇 '챗에이전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AI 서비스 확대 속도는 앞으로 10년 사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폴라리스마켓리서치는 2032년 전 세계 통신업계의 AI 활용 규모를 171억6000만 달러(약 22조82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8억2000만 달러(2조4200억원)와 비교하면 9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폴라리스마켓리서치는 통신사업자들이 다양한 AI 설루션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관리, 서비스 최적화 등이 대표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산업에서 AI 활용 범위는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신사들은 AI 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수익성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최근 AI 관련 부서 확대 등 AI 조직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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