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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HK이노엔 통해 자체 브랜드 잇달아 론칭'아모레퍼시픽 뛰어넘나'

이미선 기자

입력 2021-12-12 09:57

수정 2021-12-14 09:27

한국콜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콜마비앤에이치를 앞세워 건강기능식품 부문을 적극 공략하는 가운데, HK이노엔에서 잇달아 자체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한 실탄을 안정적으로 쌓고 있다는 평이다. 이를 두고 한국콜마가 클라이언트사인 코스메틱 대기업들을 뛰어넘을 빅픽처를 그려 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돌아온 승부사' 윤동한 회장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판을 새롭게 짤, 극적인 카드를 던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뜻 깊은' HK이노엔 자체 브랜드 론칭…오너가 윤상현 부회장이 인수·경영 진두지휘

HK이노엔은 기존의 제약·바이오 뿐만아니라 화장품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면서 더욱 성장세를 타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6월 더마화장품인 '클레더마'를 출시했다. 더마화장품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의 합성어로 민감한 피부를 관리하는 저자극성 제품을 말한다. HK이노엔은 "클레더마는 출시 이후 1년만에 국내 11곳의 대학병원과 230여 개의 병·의원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5000억원 규모였던 더마 코스메틱 시장은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특히 더마 코스메틱 시장은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체 뿐만아니라 국내 제약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콜마는 HK이노엔 인수 후 신사업 1호로 더마 화장품 사업을 전개, 콜마의 화장품·개발 제조 기술에 HK이노엔의 제약 노하우가 더해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같은 해 8월에는 브랜드 '스칼프메드'를 론칭하며 탈모·두피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첫 제품으로 선보인 '레드캡슐 시리즈'는 특허소재인 '레드캡슐바이옴'이 포함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받았다. 레드캡슐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했으며 유산균과 헛개나무 등 6가지 항산화 소재 조합으로 스트레스성 탈모 방지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고 브랜드 측은 설명했다. 이 시리즈는 뷰티커뮤니티 파우더룸에서 8주 연속 샴푸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는 등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한국콜마는 지난 10월 파우더룸을 운영하는 파우컴퍼니의 지분 약 11%를 확보하는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파우더룸 역시 '올마이띵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이 자체 브랜드를 가진 기업을 향해 계속되는 러브콜은 오너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한국콜마는 2018년 CJ제일제당의 제약부문 자회사인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인수했다. 윤동한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은 인수 과정을 진두지휘했으며, 이후 공동대표로서 HK이노엔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윤 부회장은 상장에 앞서 '계열사 간 대표이사직 겸임'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2020년 10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비록 HK이노엔이 전문경영인 강석희 대표 단독 체제로 변경됐지만, 회사 내에서는 여전히 윤 부회장의 지배력이 막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부회장이 한국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29.21%)로 전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고, HK이노엔의 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주요 의사결정권자이기 때문이다.

한편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연결 재무재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2%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7% 증가하면서 분기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업계 신화 써낸 윤동한 회장 '복귀' 눈길…"아모레퍼시픽 뛰어넘는 큰 그림 그려볼 수도"

윤동한 회장은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40대에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6년간 대웅제약에 근무한 뒤, 1990년 일본콜마와 합작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과 OEM(주문자상표부착)기업인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그리고 한국콜마를 매출 1조원대의 관련 시장 1위 그룹으로 키워냈다.

한국콜마의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75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176억)과 비교해 18% 뛰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127억으로, 지난해 동기(189억) 대비 32%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콜마 측은 "자회사 HK이노엔 상장 관련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비교적 '선방'했고, '위드 코로나'로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 갈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한국콜마의 경우 자회사 HK이노엔을 통해 자체 브랜드 제품을 내놓는 등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에 실적 회복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 톱(TOP) 아모레퍼시픽을 뛰어넘는 '큰 그림'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년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윤 회장이 클라이언트의 실적에 따라 웃고 울을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에 대한 탈출구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콜마는 현재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외 300여 개 고객처를 통해 연간 1만5000개가 넘는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랜 기간 ODM 사업에 집중해오며 기술력을 쌓아왔고, 세종과 부천 국내공장을 비롯해 중국·북미공장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HK이노엔 등 핵심 계열사의 역량까지 합칠 경우, 시너지 효과는 상상이상 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즉 '마음만 먹으면' 업계 톱 자리도 노려볼 만 하다는 것.

또한 더마화장품, 탈모 샴푸 등 아모레퍼시픽과 다양한 상품군이 겹치는 가운데 HK이노엔이 신사업 강화에 힘을 주고 있는 만큼 격차를 빠르게 좁혀 나갈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콜마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HK이노엔은 오래전부터 자체 브랜드 사업을 전개해오던 곳"이라며 "인수 이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자회사인 HK이노엔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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