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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협업 모델 논란에 결제망 사업 '빨간불'까지…최원석 회장 '무거워진 어깨'

이미선 기자

입력 2021-11-15 10:40

수정 2021-11-23 09:04

BC카드, 협업 모델 논란에 결제망 사업 '빨간불'까지…최원석 회장 '무…
◇인플루언서가 기획하고 가맹점을 섭외해 만든 프로모션만으로 구성된 '인디카드'. 사진제공=BC카드

'나홀로 역성장' 중인 BC카드가 최근 야심작 '인디비주얼 카드'(이하 인디카드)에 대한 차가운 반응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BC카드는 최근 유명 인플루언서가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상품 '인디비주얼 카드'(이하 인디카드)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 중 논란에 휩싸였던 인플루언서가 선정된 것을 놓고 소비자 반응이 좋지만은 않다.

지난 3월 취임해 '실적 개선'이라는 중책을 맡은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 취임식에서 "상어는 계속해서 헤엄쳐야만 생존할 수 있듯이 우리도 끊임없이 활동적으로 움직여 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며 당찬 포부를 밝힌 최원석 사장이 여론 수습과 더불어 실적 개선까지 이끌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디카드' 최원석 사장의 야심작이라더니 첫 출발부터 '삐걱'

지난 1일 BC카드가 선보인 인디카드는 기존 카드 상품과 달리 카드 출시 시점에 탑재됐던 기본적인 혜택이 없다.

카드 혜택은 오로지 인플루언서가 기획하고 가맹점을 섭외해 만든 프로모션으로만 구성됐다. 이번 상품은 강형욱, 김계란, 오은영, 임블리 등과 협업으로 출시 돼 각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육아, 패션·뷰티 분야에서 할인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은 반려동물 온라인 쇼핑몰 최대 15% 할인, 헬스케어 쇼핑몰 최대 30% 할인, 오은영 아카데미 3만원 청구할인, 아디다스 3만원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인디카드와 제휴한 가맹점주의 경우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계를 통해 별도의 광고 없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BC카드 측의 설명이다.

최원석 사장은 "인디카드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다음 단계의 카드 플랫픔으로 자리 매김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최 사장의 예상과 달리 인디카드 출시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 중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은 인플루언서는 임블리다. 임블리는 지난 2019년 호박즙 관련 구설수에 오른 이후 미흡한 고객대응 등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임블리는 기존에 맡았던 상무직을 내려놓았으나, 여전히 쇼핑몰 홍보모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BC카드 공식 페이스북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 전에 기획자는 해당 인플루언서의 과거 평판 등에 대해 제대로 고민을 해본 건가"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임블리를 둘러싼 소비자 반응을 인지하고 있냐는 질문에 BC카드는 "그렇다. 올 상반기부터 인디카드를 기획하면서 패션 및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속한 여러 회사와 접촉을 해왔다"면서 "임블리가 속한 회사에서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제공하는 데 있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디카드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 협업을 중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그렇지만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추후 상황에 대해선 고려해보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임블리 인디카드의 연회비는 전액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할 계획"이라며 "고객이 착한 소비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협업을) 좋은 측면에서 바라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자체카드 발급으로 결제망 사업 한계 극복 안간힘…BC카드 '바쁘다 바빠'

BC카드는 인디카드의 흥행 성공을 위해 지금의 잡음을 효과적으로 잠재워야 할 뿐 아니라, 수익 구조 다각화라는 과제까지 떠안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올 상반기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BC카드는 '나홀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BC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연결 기준)은 370억9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537억8928억원보다 31% 줄었다. 3분기에는 누적 연결순이익 77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으나 수익 기반 악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나온다.

이는 BC카드가 다른 전업카드사와 달리 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매입 업무)에 사업이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기존 BC카드 수입의 80% 이상은 결제망 제공 관련 수수료에서 발생하는데, 기존 회원사들이 자체 망을 구축하면서 수익이 악화됐다.

오랜 기간동안 주력해오던 결제망 사업에 '빨간불'이 켜지게 되자 BC카드는 수익 구조 다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중 하나로 BC카드는 인디카드와 같은 자체카드 발급에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BC카드는 지난 7월 첫 자체 신용카드로 국내 아티스트와의 제휴를 통해 론칭한 '블랙핑크 카드'를 내놓았다. 이 카드에는 소비 데이터 분석을 통해 MZ세대가 선호하는 스트리밍, 음반·서적 등의 팬덤 서비스, 쇼핑 서비스, 생활 서비스 등 3가지 분야에서 각각 월 최대 10%까지 청구할인 해주는 혜택이 탑재됐다.

지난 9월엔 웹예능 '워크맨'과 손잡고 '시발카드'를 선보였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비용을 일컫는 '시발비용'이란 신조어에서 이름을 따온 상품이다. 선 넘는 특별 할인이란 명칭으로 결제 금액 구간별 청구할인을 제공하며, 이를 제외한 기타 가맹점에서도 결제 시 0.7% 청구할인을 제공한다.

BC카드 측은 "기존 PLCC는 기업 간 콜라보로 진행된 것이 대다수였다면, 자사는 유튜브 인기 프로그램 등과 협업을 진행하며 다른 카드사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블랙핑크 카드와 시발카드 발급 건수가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재미와 풍성한 혜택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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