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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비건' 최다…비건 소비 '큰 손'은 20대 전문직 여성

김소형 기자

입력 2021-11-09 09:51

수정 2021-11-12 07:28

'잠재적 비건' 최다…비건 소비 '큰 손'은 20대 전문직 여성
자료제공=대홍기획

'비거니즘(Veganism·채식주의)'이 식습관을 넘어 뷰티·패션·자동차 등 일상 생활로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 소비층인 MZ세대 중 특히 전문직 20대 여성이 '핵심'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대홍기획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 'Hybrid Veganism(하이브리드 비거니즘), 데이터로 읽는 비거니즘 맥락'에서 "코로나19 이후 비거니즘이 더이상 '극단적 채식주의'가 아닌 인간·동물·환경을 포괄한 '총체적인 삶의 안위'를 추구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하고, 온라인 설문을 통해 분류된 국내 소비자 유형을 소개했다.

설문조사는 비거니즘 관련 친환경·동물·채식 중 한가지 이상에 관심을 가진 서울·수도권 거주 15-4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8%가 향후 채식을 실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대의 62%, 30대의 61%가 동참 의사를 내비쳐, MZ세대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또한 응답자의 93%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답변했고, 76%(반려동물 경험자 82%, 미경험자 66%)가 평소 동물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비거니즘을 이루는 3가지 가치인 채식주의, 동물복지, 친환경 가치관은 건강, 안전, 행복 등 근본적 욕구와 밀접하게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로는 건강관리와 체중조절이 1-2위를 차지했고,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답변이 73%에 달했다. 또한 동물복지 관련 제품 구입시 이점으로 '생명존중 실천'이 첫번째로 꼽혔다.

이같은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 비건 제품 구매 경험과 시장 규모는 미미하지만, 향후 구매 의향 등을 고려할 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전망됐다. 비거니즘의 검색량과 소셜 언급량은 2019년 말 코로나19 발생 시점 이후 급증했고, 비건 제품 구매량 역시 급격하게 늘고 있다.

대홍기획은 이같은 시장 확대에 발맞춰, 비거니즘 소비자를 성향 및 소비관·가치관 등에 따라 코어 비건·트렌드세터 비건·미퍼스트 비건·트렌드팔로어 비건·그린 비건·포텐셜 비건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전체 비건 소비자의 8%를 차지하는 '코어 비건(Core Vegan)'은 비거니즘 철학을 총체적으로 받아들이고 구매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핵심 비건 집단이다. 사회·환경 문제에 관심 많으며, 꼼꼼하게 성분을 따지고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행에도 민감하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소득 수준이 높은 전문직 20대 여성이 대표적이다. 비건 상품 구매 경험 또한 98%에 달한다. 구매 시 '비건 신뢰성'을 매우 중시하며, 98%는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기업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인 25%에 달하는 '포텐셜 비건(Potential Vegan)'은, 아직은 비거니즘 관심도가 높지 않은 잠재적 소비층이다. 가치소비 및 트렌드에 관심이 적은 편으로, 40대 사무직·무직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친환경·동물복지·채식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지만, 제품 구매의향은 가장 낮았다. 채식 실천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다.

트렌드·윤리소비·건강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소비·실천하는 '트렌드세터 비건(Trendsetter Vegan)'은 약 13%다. 2030 사무직 남녀가 많고, 얼리어답터적 성향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전파하는 오피니언 리더다.

전체 시장의 20% 수준인 '미퍼스트 비건 (Me-first Vegan)'은 실리적 소비자로, 30대 후반~40대의 자녀가 있는 전업주부가 많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유행보다 개인의 주관이 소비의 기준이며 윤리 소비 또한 본인의 만족을 위해 추구한다. 친환경 제품 구입의 이점 중 '더 안전해서'가 63%, 채식 실천 이유 중 '개인 건강'이 74%를 차지할 만큼 개인의 편익을 중시한다. 제품의 가격과 품질에 무게를 둔다.

'트렌드팔로워 비건(Trend Follower Vegan)' 역시 시장 내 비중이 20% 정도로, 트렌드에 민감한 '이미지 메이커'이다. 향후 채식을 강화하려는 이유에서는 '최근 주변의 트렌드라서'라는 응답이 평균 대비 5% 높았고, 제품의 품질과 함께 추천도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30대 사무직·판매·영업·서비스직이 많다.

1020 남성이 많은 '그린 비건(Green Vegan)'은 환경보호에 관심은 많지만 채식 실천 의향은 1.5%에 불과하다. 전체 시장의 13%를 차지한다. 트렌드에 관심이 없고 본인의 주관에 따라 구입하며, 가치소비에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비건 제품 구매 경험 또한 31%로 적다. 구매 채널 결정시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한다.

대홍기획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다채로운 맥락'을 파악한 브랜드들이 비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제품의 가격, 유통채널, 다양성 등 한계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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