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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의 관절건강 톡] 다리가 O자로 휘었다? 노화가 아니라 질병

장종호 기자

입력 2021-11-01 14:02

수정 2021-11-0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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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가 O자로 휘었다? 노화가 아니라 질병
 ◇휜다리 자료사진

"엄마, 엄마 다리가 할머니처럼 휘었어."



60대 후반 이말숙씨(가명)는 딸이 무심코 던진 말에 깜짝 놀랐다.

기분이 상해 전신거울에 비춰보니 무릎 사이가 조금 벌어져 있었다. 무릎에 힘을 주어 붙여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순간 무릎이 벌어져 O자형 다리로 뒤뚱뒤뚱 걷는 동네 할머니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서글퍼졌다.

사실 다리 모양은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 길이도 다르고, 뼈의 모양에 따라 곧은 정도도 다르다. 하지만 이씨처럼 나이가 들면서 다리 모양이 변했다면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물론 선천적으로 유전적·인종적 차이에 의해 O자형으로 다리가 휠 수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심한 무릎통증과 함께 점점 휘어졌다면 후천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후천적 요인은 나이 외에도 직업, 생활습관, 질병 등이 있다.

O자형 휜 다리는 차렷 자세로 서 있을 때 두 발은 맞닿지만 무릎 사이가 벌어져 붙지 않거나 무릎 뼈가 앞이 아닌 안쪽을 향한 상태를 의학용어로 '내반슬'이라고 한다.

이렇게 다리가 휘면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 연골이 닳거나 손상되는 등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휘어진 것이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결국 휜 다리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현상이 아닌 무릎관절염의 적신호이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O자형 휜 다리를 방치하면 다리가 점점 더 O자 모양으로 휘고, 관절염도 더욱 악화되기 쉽다.

무릎 관절이 정상일 때는 체중의 무게와 압력이 고루 분산되지만 다리가 휘면 주로 무릎 안쪽으로만 체중이 실리면서 무릎 안쪽 부위의 연골 손상을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다.

O자형 다리가 심해지면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또한 무릎 안쪽 연골에만 체중이 실리면서 통증이 더 심해지고, 연골이 더 빨리 손상된다. 그만큼 관절염도 심해져 계속 방치하면 말기 관절염으로 진행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다리가 휘었어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호전될 수 있다. O자형 휜 다리는 무릎 사이의 벌어진 간격을 기준으로 2.5㎝ 이하면 1등급, 2.5~5.0㎝이면 2등급, 5.0~7.5㎝이면 3등급, 7.5㎝ 이상이면 4등급으로 구분한다.

1~2등급의 경우 관리로 교정 가능하다고 보지만 3~4 등급일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휜 다리를 교정하는 수술은 '근위경골절골술'이다. 이는 종아리 안쪽 뼈(피질골)를 인위적으로 절골해 무릎 관절 안쪽에 쏠리는 체중의 부하를 외측으로 분산시켜 통증을 감소시켜주는 교정술이다. 무엇보다 자기 관절을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 운동이나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다리도 일자로 바르게 펴지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다. 수술 대상은 65세 미만의 비교적 젊고 활동성이 높은 환자들이다.

O자형 휜 다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을 바르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꼬지 않고 보행할 때 어깨와 허리를 반듯하게 하며 팔자걸음을 걷지 않도록 한다. 양반다리와 좌식생활은 무릎 안쪽에 하중이 많이 가게 하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틈틈이 스트레칭이나 워킹으로 몸의 유연성을 길러주고, 바로 선 자세에서 발목을 붙이고 무릎이 서로 닿도록 힘을 준 상태를 5초간 유지하는 운동을 자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평소 걷기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등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력을 높일 수 있는 운동을 통해 무릎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부산힘찬병원 이희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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