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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에 신도시급 신규택지 조성…전문가들 "수도권 신규택지가 서울 수요 흡수할지 의문"

이정혁 기자

입력 2021-08-30 14:00

수정 2021-08-31 09:42

경기도 의왕과 군포, 안산 경계지와 화성 진안에 신도시급 신규택지가 조성된다.



국토교통부는 30일 2·4 대책 후속 조치로 제3차 신규 공공택지 14만호의 입지를 확정해 발표했다. 14만호 중 수도권에서 12만호, 세종·대전에서 2만호가 공급된다.

수도권 택지는 기존 2기 신도시가 포진한 서울 남쪽에 집중돼 있고, 큰 택지는 광역급행철도(GTX)와 연계돼 개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방에선 작년부터 집값이 급등한 세종시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세종시 행복도시 인근과 조치원 지역에 택지를 보강했다.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택지 중 의왕·군포·안산(586만㎡·4만1000호), 화성 진안(452만㎡·2만9000호) 등 2개의 택지는 신도시 규모로 조성된다. 인천 구월2(220만㎡·1만8000호), 화성 봉담3(229만㎡·1만7000호)은 중규모 택지이고 남양주 진건(92만㎡·7000호), 양주 장흥(96만㎡·6000호), 구리 교문(10만㎡·2000호)은 소규모다.

4만1000호의 주택을 공급할 의왕·군포·안산은 여의도 면적의 2배 규모로 서울시 경계에서 남쪽으로 12㎞ 떨어진 곳에 있다. 지하철 1호선(의왕역)·4호선(반월역)과 GTX-C 노선 등 철도축을 통해 서울과 연결된다. 서울 강남권으로는 20분, 서울역으로는 35분이 소요되는 등 서울 도심 접근성이 좋다.

화성 진안의 경우 동탄신도시 서북측에 연접한 미개발 지역으로, 북측으로 수원영통 시가지와 가깝다. 동탄 인덕원선, 동탄트램 등이 해당 지역을 지나갈 예정으로 트램을 타고 인근 GTX-A 동탄역까지 갈 수 있다.

지방에서는 세종 연기(62만㎡·6000호)와 조치원(88만㎡·7000호), 대전 죽동2(84만㎡·7000호) 등 소규모 택지 3개가 조성된다.

세종 연기의 경우 세종시 행복도시 6생활권이 북쪽으로 연장되는 셈이다. 국도 1호선 연결도로를 신설하고 연기천과 미호천을 연계하는 공원과 녹지를 조성한다. 조치원 신규택지는 인근 아파트 단지 옆 미개발지를 개발하는 것이어서 조치원 중심 주거단지가 확장되는 효과를 만든다.

이들 신규 택지는 내년 하반기까지 지구지정을 마치고 2024년 지구계획 등을 거쳐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입주는 분양 2~3년 뒤인 2028~2029년 이후로 예상된다.

수도권 주요 신규택지의 교통개선 방안이 GTX와 연계됨에 따라 이들 지구의 입주일에 맞춰 GTX가 제때 준공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GTX는 A노선은 이미 착공해 2024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B노선은 내후년, C노선은 내년 착공할 예정이고 보통 완공까지는 착공 후 5~6년 걸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신규택지 입주일과 GTX 완공일은 비슷한 시기로 겹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번 발표로 2·4 대책에서 제시한 택지 조성 방안을 완성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4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에 총 25만호를 공급할 수 있는 신규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발표한 3기 신도시는 서울 동쪽(남양주 왕숙·하남 교산)과 서쪽(인천 계양·부천 대장·고양 창릉), 서남쪽(광명시흥)에 있었다면 이번에 공개된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은 서울 남쪽에 있다는 게 특이점이다.

서울 남측은 여건이 그렇게 좋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2기 신도시가 밀집한 곳이다. 화성 봉담3나 화성 진안의 경우 서울과 너무 멀다는 평이 나온다.

하지만 이젠 더이상 수도권 신규택지 후보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에 발표된 신규택지보다 훨씬 입지가 좋은 하남 감북이나 김포 고촌, 고양 화전 등지는 오래전부터 신규택지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결국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이미 상당한 개발 압력이 있는 곳으로 손바뀜도 많고 투기적 거래 정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신규택지 발표가 국민의 패닉바잉을 잠재우는 한방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신규택지들이 서울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인데, 수도권 택지는 서울 수요를 분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광역 교통망과 연계하더라도 서울의 주택 수요를 얼마만큼 흡수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광역 교통망은 물론이고, 신규 택지도 완공과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도움이 안 되는 입지"라며 "현재 공급이 워낙 부족하고 불안감이 팽배하다 보니 사전청약 수요가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 포기할 개연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신규택지와 그 주변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신규 공공택지는 주민공람 공고 즉시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 설치, 토지 형질변경, 토지의 분합·합병, 식재 등의 행위가 제한된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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