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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새 주인 누가 되나? 예비실사 마치고 내달 15일까지 인수제안서 받을 예정

이정혁 기자

입력 2021-08-29 10:03

수정 2021-08-29 11:12

쌍용차가 매각을 위한 예비실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SM(삼라마이다스)그룹과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 가능성이 유력해진 가운데 인수 후보들의 실제 인수 참여와 인수 금액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예비실사 참여자를 포함한 인수 후보자에게 입찰안내서를 보내고 다음달 15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인수 금액과 사업계획 등이 담긴 인수제안서를 토대로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현재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한 11개의 국내외 업체가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상태며, 이중 일부 업체가 지난 27일까지 예비실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30일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 당시만 해도 9곳이었던 쌍용차 인수 의향 업체가 11곳으로 늘어난 것은 쌍용차의 재정 상황이 다소 개선되면서 인수 부담이 다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올해 자산재평가를 거쳐 작년 말 112%에 육박하던 자본잠식률을 올해 6월 말 기준 98.8%로 낮췄다.

일단 1차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관건은 이중 몇 군데가 실제 본입찰에 참여할지다. 업계 안팎에서는 자금 동원력 등을 고려하면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인수에는 3900억원의 공익채권과 향후 운영비를 포함해 1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선 사실상 더 큰 자금력을 확보한 업체여야 한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우선 재계 38위인 SM그룹은 1조원대의 쌍용차 인수자금을 내부 자금만으로 확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오현 회장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무리하게 외부에서 차입하기보다는 자체 보유자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인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강부성 펀드)·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으며 구체적인 자금 확보 방안을 공개했다. 이들 연합은 쌍용차 인수·운영 자금으로 약 8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는 에디슨모터스가 4000억원 이상,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KCGI 등 재무적 투자자가 나머지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나머지 인수 후보들의 자금 확보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당초 유력 후보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는 최근 주요 경영진이 입국해 쌍용차 측과 미팅을 하며 인수를 준비할 정도로 여전히 의지는 강하지만, 아직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카디널 원 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에 실패할 경우 새 인수자에 북미 판매 노하우 등을 내세워 쌍용차의 북미 판매망을 맡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수 금액 등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며 마감 당일 인수제안서 접수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새 주인 찾기가 한창인 가운데 쌍용차는 내부적으로 4년 안에 5개의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쌍용차는 현재 브랜드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10월 유럽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양산 중이다. 코란도 이모션 외에도 전기차 신모델을 꾸준히 개발해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인 셈.

쌍용차는 앞서 지난달 평택시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기존의 평택공장 부지를 시에 매각하고 새 부지를 매입해 친환경차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협약식에서 "2026년에는 쌍용차 판매차의 절반을 친환경차로 채울 계획이다"며 "2026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모델을 포함해 6종의 친환경차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신규 부지의 입지 외에도 새로 건설할 공장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생산 라인 비중 등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전환은 불가피한 수순이지만 현재로서는 전기차 판매량 등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내연기관차 판매에 100%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코란도 이모션의 경우 기존 평택공장의 생산 라인에서 내연기관차와 번갈아 생산하고 있다.

아직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새 주인의 자금력과 향후 사업 계획에 따라 변동 가능성도 크다. 현재 인수 의향을 밝힌 후보 대부분은 전기차 사업 확대가 목표라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일부 후보의 경우 쌍용차의 부지 개발 이익 등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평택 공장 부지의 가치는 최근 자산 재평가를 통해 약 9000억원으로 책정됐으나, 업계에서는 이후 주거용지 등으로 용도 변경이 이뤄질 경우 해당 부지의 가치가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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