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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도심에 콕!" 빌딩숲 속 숨겨진 자연 만끽하며 걷는 '도보 여행' 인기

조민정 기자

입력 2021-08-09 08:37

수정 2021-08-1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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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도심에 콕!" 빌딩숲 속 숨겨진 자연 만끽하며 걷는 '도보 여…
선정릉 코스 정자각.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여름 휴가철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지만, 선뜻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요즘이다. 감염 위험은 좀처럼 줄지 않고, 조금이라도 유명한 곳이라면 수많은 인파와 마주쳐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심을 벗어나지 않는 이른바 '안전한 단절'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여행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도심 도보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빌딩 숲 속 숨겨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부터 역사적 의미가 담긴 명소까지, 가까운 도심 속 '걷기 여행' 코스들을 소개한다.





▶"가족들과 가벼운 서울 숲속 산책 어때요?"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하는 '숲속 나들이' 장소 3곳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한 '서울 숲속 가족나들이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를 이용해 보자. 서울관광재단은 최근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등으로 멀리 떠나지 못한 채 자택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기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한적하고 드문 야외에서 안전한 산책이 가능한 프로그램인 서울도보해설관광코스 3곳을 추천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선정릉'은 조선 전기 성종과 그의 세 번째 비인 정현왕후, 아들이 중종이 안치돼 있는 능이다. 역사유적지로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이자 빌딩 숲으로 가득한 강남구의 허파 역할을 맡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입구부터 마주할 수 있는 푸르른 숲은 잠시나마 더위를 잊도록 해 준다. 제례장소인 정자각을 지나 다다르게 되는 성종릉까지는 울창한 나무숲으로 조성된 시원한 그늘이 있고, 대부분 경사가 적고 완만해 수월하게 걸음을 옮길 수 있다. 다만 성종릉을 지나 정현왕후릉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오르막길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선정릉에서 진행되는 도보해설관광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재실에서 시작되며 소요 시간은 2시간이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넓은 숲과 전통 정원, 폭포까지 갖춰진 도심산책 공간으로 유명하다. 전통조경이 도입된 석조물 조경은 고풍스런 느낌을 들게 한다.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물인 청자정을 지나면 울창한 나무숲이 등장해 뜨거운 여름 햇살을 피할 수 있다. 거울못과 미르폭포를 지나 용산가족공원으로 이어지는 대나무 숲도 운치가 있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시작되는 해설 코스는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되며 거울못 식당에서 출발, 청자정-박물관 오솔길-석탑정원-미르폭포-용산가족공원-보신각종-석불-조선석물정원-승탑정원-박물관 중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조선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양천현령 시절 삶과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산책길인 양천로 겸재정선 코스는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시작된다. 인근에 위치한 겸재정선미술관에서는 정선의 양천현령 재임기간 동안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뒤편 소악루까지는 궁산근린공원의 2km 역사문화 둘레길과 산책로가 이어지고, 74m 높이의 궁산에서는 한강상류 및 덕양산 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오전 10시, 오후 2시에 3시간 가량 진행되는 해설코스는 양천향교역에서 하마비-양천현아지 표석-홍원사-양천향교-겸재정선미술관-굴산땅굴역사전시관-궁산산책로-양천고성지-성황사-소악루-궁산산책로로 구성돼 있다.

한편 서울관광재단은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관광명소를 서울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면서 함께 탐방하는'서울도보해설관광' 프로그램 44개 코스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이용을 원하는 이들은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웹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다만 체감온도 35℃ 이상 폭염 경보가 발생될 경우에는 하루 전날이라도 예약이 취소될 수 있다.

▶송파구서 즐기는 숲캉스·박캉스·뷰캉스…'2021 송파 언택트 관광지'

서울 송파구는 최근 숲으로 떠나는 '숲캉스', 박물관으로 떠나는 '박캉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뷰캉스' 등 각 테마에 맞춰 방문해볼 만한 지역들을 선정했다.

송파구 외곽을 따라 흐르는 성내천, 장지천, 탄천, 한강 4개의 물길을 연결하는 21km의 순환형 도보 관광코스인 송파둘레길 인근에는 코스마다 물길과 숲길, 문화공간, 맛집 등 다양한 관광명소가 자리해 있다.

이중 장지천길은 성내4교에서 장지근린공원을 거쳐 장지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공원 입구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짙은 녹음으로 시원한 산책을 하기 좋고,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인기가 좋은 유아숲 체험원도 마련돼 있다.

장지천길 곳곳에는 수목 소개와 역사 이야기 안내판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계절별 꽃길이 펼쳐지는 성내천을 비롯해 50년 만에 연결된 탄천길, 드넓은 경관이 펼쳐지는 한강길 등 완성된 송파둘레길 전 구간을 완주하며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성내천 구간 일대의 특성화 공간 '야생화 단지'도 볼 만하다. 송파구는 매년 한국체육대학교부터 오륜교까지 이어지는 450m 구간에 다양한 꽃을 심는다. 올해 초에는 100일 동안 붉게 핀다는 백일홍 씨앗 10kg을 파종했다. 백일홍은 30도 이상의 기온에도 적응하는 대표적인 여름 꽃이다.

마천동 '천마근린공원'은 송파구에서 두 번째로 큰 공원이다. 2018년 조성된 '치유의 숲'에는 2.6km의 데크길이 마련돼 누구나 걸을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천마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배 모양의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한성백제박물관'은 서울 지역에서 건국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건립된 공립 박물관이다. 백제 한성도읍기의 유물과 유적이 전시돼 있다. 코로나19로 현재는 사전 예약을 통한 소수의 인원만 입장이 가능하다.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이는 석촌호수는 송파구 내 대표적인 관광지다. 여름에는 호숫가 산책로에 우거진 나무들이 만든 '그늘 터널' 아래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호수 위 거위와 오리, 잉어 등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서호변에 위치한 '석촌호수 아뜰리에'에서는 지역 문화예술인의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며,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는 전시와 공연, 영화관, 쿠킹스튜디오가 마련돼 있어 전시나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오는 9월 9일까지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는 청년공예가 기획전시 '낯선공예:새로운 일상으로의 초대' 전시가 진행된다. 공예작품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 발굴은 물론, 안전관리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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