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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온열질환] 열사병 방치땐 생명 위협…물 자주 마시고 단백질 섭취 줄여야

장종호 기자

입력 2021-07-25 15:53

수정 2021-07-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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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사병 방치땐 생명 위협…물 자주 마시고 단백질 섭취 줄여야
 ◇온열질환 가운데 열사병은 방치할 경우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예방 등 주의가 필요하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김원희 교수가 환자를 진찰하는 모습.

푹푹 찌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 동안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총 1만537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43명이 사망했다.

올해(5월 20일~7월 18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436명(사망자 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9명)의 약 1.3배에 달했다.

특히 올해는 폭염의 기세가 한층 더 강할 것으로 예상돼 온열질환 환자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있는데, 이 두 질환은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증상과 대처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김원희 교수의 도움으로 열탈진과 열사병에 대해 정리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열탈진과 열사병 차이는?

열탈진은 더운 환경에서 열이 체외로 잘 배출되지 못해 체온이 37도에서 40도 사이로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열탈진이 발생하면 심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하며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심할 경우 구토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일시적으로 실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열사병은 체온조절 중추신경계가 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그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땀으로 열을 배출하지 못해 지속적으로 체온이 높아지는 증상을 보이는데 대개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한다. 체내의 주요 장기들이 과열되어 기능을 잃게 되므로 열 관련 질환 중 가장 심각한 응급질환이다. 열사병은 탈수로 인해 저혈압, 빈맥 등의 활력징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섬망, 발작, 의식소실, 경련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병,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 매우 더운 곳에서 일을 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발생하기 쉽다. 열사병 증세가 보이면 최대한 환자의 체온을 낮추며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 나타나면 체온 낮추는 게 급선무

열탈진 증상이 나타나면 하던 일을 즉각 멈추고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서늘한 곳에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며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구역감이 있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젖은 수건이나 찬물을 활용해 빠르게 체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의 체온을 낮출 때 얼음물 등으로 몸을 너무 차갑게 하지는 말아야 하는데, 추위로 인한 몸의 떨림이 오히려 열을 생성해 체온의 정상화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열사병이 의심되는 환자는 먼저 119에 신고하고, 구급차를 이용해 중증 응급환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빠른 시간 내 이송해야 한다.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는 서늘한 곳에서 약 15℃의 적당히 차가운 물에 젖은 수건과 선풍기를 이용해 체온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원희 교수는 "응급처치를 위해 이송된 환자들의 체온이 40℃ 이하이고 대화가 가능한 의식 수준이면 열탈진, 체온이 40℃를 넘고 대화가 불가능한 의식 수준이면 열사병으로 판단한다"며 "열사병의 경우 환자의 체온을 낮추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환자의 의식상태와 동공반응, 활력징후 등을 확인한 후 차가운 물에 젖은 수건과 선풍기를 이용한 체외 냉각요법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체외 냉각요법이 효과적이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 차가운 생리식염수를 정맥투여하거나, 심정지 환자들의 목표체온유도치료에 사용하는 냉각장비를 적용해 중심체온의 정상화를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외활동 줄이고 그늘에서 휴식이 가장 좋은 예방법

가장 좋은 예방법은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피하는 것이다. 특히,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낮 12시에서 오후 5시까지 무리한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할 때는 얇고 헐렁한 옷으로 가볍게 입고, 양산 또는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평소보다 하루 1~2ℓ 이상의 물을 나눠서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 대신 커피, 녹차와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 이뇨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탈수를 유발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의 섭취를 늘리고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 권장되는데, 단백질 섭취가 많아지면 체내에서 오히려 많은 열이 생성되어 온열질환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노약자, 고혈압 등의 만성 심혈관질환 환자, 탈수나 심혈관기능저하를 유발하는 (이뇨제, 심장약,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모두 온열질환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았다. 따라서, 주위에 이러한 분들이 있다면 종종 안부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처방과 복용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김원희 교수는 "열탈진과 열사병 등의 온열질환은 심한 두통, 구토,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고, 급격하게 의식이 저하되기도 한다.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 다른 원인을 감별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열사병 치료에는 무엇보다 환자의 체온을 적극적으로 낮추어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더위 속 생활수칙 5가지

-뜨거운 여름 야외활동 삼가기

-부득이한 외출 시 햇빛을 차단해 열 노출 예방하기

-목마르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수분 섭취하기

-단백질 섭취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 높이기

-의식이 저하되고 40도 이상의 고열이 의심되면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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