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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진정성' 담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용지니어스 주방'서 밀키트 연구?

김소형 기자

입력 2021-07-28 10:14

수정 2021-07-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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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진정성' 담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용지니어스 주방'서 밀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요리하는 모습.사진 캡처=이마트 LIVE

먹방에 이어 쿡방까지. '맛'에 진심인 '요리사'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문난 '미식가'인 정용진 부회장의 영향력은 방문한 맛집 리스트 무한 공유와, 소개한 식음료 제품의 매출 급증 등으로 증명된 바 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요리하는 오너'로 주목받고 있는 것. 특히 정 부회장은 서울 강남에 '쿠킹 스튜디오'를 마련해 상당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대기업 오너가 바쁜 시간을 쪼개 주방에 머무는 이유는 뭘까? 관련 업계에서는 이같은 정 부회장의 '요리 삼매경'이 취미 생활을 넘어 최근 이마트가 밀키트를 포함한 간편식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쿠킹 스튜디오에서 '요리 연구하는' 부회장의 진정성 통해

팔로워가 68만명이 넘는 '파워 인플루언서'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는 'YJ 주방'·'용지니어스 주방'으로 불리는 쿠킹 스튜디오가 자주 등장한다. 고급 레스토랑에 못지않은 '전문가용 주방'으로, 가끔씩 보이는 스태프들은 물론 조리시설 및 조리기구와 앞치마까지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 강남 모처에 위치한 정 부회장의 개인 주방은 '새로운 레시피 탐구의 장'은 물론, 지인들을 초대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대접하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의 중국 요리 실력은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주방 방문 후 SNS에 정용진 부회장의 요리 사진 및 웍을 이용한 조리 동영상과 함께 "요즘 중국 식당은 여기가 최고인데, 주방장이 조금 눈치가 보이고 부담스러움"이란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이마트가 상표권을 출원한 '용지니어스(YONGENIUS)' 캐릭터도 중국식 복장을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최근 SNS에는 '꼬치구이 맛집'과의 콜라보를 연상하게 하는 글과 '용지니어스' 캐릭터 티셔츠를 지인들과 맞춰입은 사진 등이 올라와 '혹시 관련 상품 출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 측에서는 "아직까지 상품화가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앞서 정 부회장의 '부캐릭터'로 화제를 모았던 '제이릴라'처럼 브랜드화를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식가' 정 부회장의 영향력은 이미 '완판' 행진으로 증명된 바 있다. 정 부회장이 SNS에 올린 신세계조선호텔의 '삼선짬뽕', 이마트의 '바닷장어 무조림', 신세계푸드의 '안전빵' 등의 매출이 급증하는 효과를 거뒀다. 최근 출시된 이마트24의 'SSG랜더스 라거', '슈퍼스타즈 페일에일'도 정 부회장의 SNS에 소개되자마자 초도물량 12만캔이 완판됐다.

'쿡방'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 '이마트 LIVE' 영상 '정용진 부회장이 배추밭에 간 까닭은?'에서 정 부회장이 배추전과 배추쌈을 만드는 모습이 노출되자, 이마트 배추 매출이 20% 증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용진 부회장의 '개인 주방'과 '개인 브랜드 밀키트' 출시 여부가 더욱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 취미나 어설픈 흉내내기가 아닌 요리에 대한 '진정성'이 이미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요리에 대한 진정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면서, "이와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사업화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발품을 팔아 맛집을 발굴하고, 시식하고, 요리하는 정 부회장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정 부회장의 개인 브랜드 밀키트가 출시된다면, 최상급 재료 선정부터 다양한 레시피의 요리까지 '실제로 실행하는' 안목과 진정성을 믿는 팔로워들이 단골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요리'가 '경영'으로?…간편식 강화하는 이마트

이같은 정용진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밀키트를 포함한 간편식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마트의 방향과 그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 부회장의 '요리'에 대한 관심이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 부회장이 SNS에 소개한 '금돼지식당' 등 맛집 메뉴가 이마트와 콜라보 상품으로 개발된 전례도 적지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9년 3조5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2022년에는 5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식품업계 뿐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밀키트를 포함한 간편식은 대세로 떠올랐다. 간편식이 코로나19로 대면 마케팅에 타격을 입은 유통업계의 숨통을 트이게 할 '키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이마트의 경우도 지난 2015년 1000억원대였던 간편식 매출이 지난해 3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 2019년 165억이던 밀키트 매출은 2020년 35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완성도 높은 외식 메뉴를 집밥처럼 즐길 수 있는 밀키트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자, 이마트는 밀키트 PB브랜드 3가지를 '피코크'로 통합하고, 유명 맛집과의 콜라보 밀키트 제품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 개발팀은 성수동 본사 9층에 '비밀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한식, 중식·오리엔탈, 웨스턴, 베이커리·디저트, 음료 등 조선호텔 출신을 포함한 전문 셰프 5명 등이 검증된 맛을 완성해나가고 있다.

이마트의 '밀키트 강화'는 지난 19일 네이버와 지분 교환 이후 첫 협업으로 발표한 '소상공인 브랜드화' 프로젝트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마트는 네이버 푸드윈도에 입점한 2000여개에 이르는 지역명물 상품 중 심사를 통해 밀키트로 상품화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지난 2013년 삼원가든을 필두로 초마, 잭슨피자, 오뎅식당, 진진, 도우룸 등 유명 맛집과의 협업을 통해 밀키트 상품화를 성공시킨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부다.

이는 밀키트가 이제 대체 음식을 넘어선 '대세' 식문화로 자리잡았다는 분석과도 맞닿아 있다.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따지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레스토랑 가정간편식(RMR) 등 '프리미엄 밀키트'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마트의 밀키트 상품 강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정 부회장의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우리 식생활의 뉴노멀로 자리잡게 된 밀키트의 수요 확대가 예고된 만큼, 소비자들의 니즈를 발빠르게 파악해 더욱 트렌디하고 다양한 상품을 내놓느냐가 향후 밀키트 시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올들어 야구단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의 '밀키트 승부수'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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