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에서 10대가 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집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지만 강력한 대출 규제 때문에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아지자 일단 자녀 명의로 저가 아파트나 빌라라도 확보해 놓으려는 심리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광역 시·도별 연령대별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10대가 서울에서 보증금 승계 및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한 것은 69건으로 작년 동기 7건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일반적으로 소득 올리기가 쉽지 않은 10대가 갭투자를 통해 집을 구매한 것은 일부 돈은 부모로부터 증여받고, 나머지는 전세 보증금 등으로 충당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패닉바잉' 열풍으로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전셋값도 치솟아 자녀에게 집값 일부를 증여해주면서 갭투자로 사게끔 하는 부모들이 늘어난 것도 갭투자 급증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업계는 일찌감치 자녀에게 주택을 마련해준 경우도 있겠으나 자녀의 이름을 '빌린'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대 갭투자 건수는 지난 1월 12건, 2월 11건에서 정부의 2·4 대책 이후인 3월에는 7건으로 소폭 내려갔으나 4월 18건, 5월 21건으로 다시 늘고 있다.
서울에서 10대의 갭투자는 아파트보다는 빌라 등 비아파트가 훨씬 많았다. 1~5월 10대의 서울 비아파트 갭투자는 61건으로 10대 서울 갭투자의 88.4%에 달했다.
서울 내 집값은 워낙 많이 오른 상태이며 대출도 막혀 있기 때문에 비싼 아파트보다는 가격적 메리트가 있는 빌라 등으로 10대 갭투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5월 10대 갭투자는 98건에 달했다. 작년 동기 경기도 10대 갭투자는 1건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작년 동기 10대 갭투자 자체가 없던 인천은 올해 1~5월 10대 갭투자가 36건이나 됐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부산과 대구 등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르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10대 갭투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산에서 10대의 갭투자는 22건으로 아파트는 13건, 비아파트는 9건이었다.
대구의 경우 10대 갭투자는 아파트 12건, 비아파트 2건 등 14건이었다. 부산과 대구 모두 작년 1~5월 10대의 갭투자는 한 건도 없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